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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4월 25일 02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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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소재를 다룬 할리우드 영화와 대학로 연극이 잇따라 선보인다. 25일 개막하는 연극 ‘강철왕’(02-762-0010)과 30일 개봉하는 영화 ‘아이언맨’(12세 이상). 두 작품 모두 강철을 뒤집어쓴 한 사나이의 인생을 다뤘다. 영화는 동명의 만화를 원작 했고 연극은 이번에 초연되는 창작극이지만 ‘강철 초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사회의 어두운 면을 꼬집는다는 점에서 두 작품은 공통점을 가졌다.
○납치된 보통 사람이 초인으로
‘아이언맨’은 동명의 미국 만화를 배경으로 만든 영화다. 천재적인 두뇌와 재능으로 무기업체를 경영하는 억만장자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자신이 개발한 신무기 발표를 마치고 돌아가던 중 게릴라군에게 납치된다. 게릴라를 위한 무기 개발을 종용받던 그는 무기 대신 무기가 장착된 특수 철갑옷 ‘마크’를 만들어 입고 탈출에 성공한다.
자신의 무기들이 세계 평화를 위협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토니(아이언맨)는 자신이 개발한 보호구 ‘마크’를 착용하고 테러집단을 응징하며 적극적인 영웅담을 전개해 나간다. 토니와 여비서 페퍼(귀네스 팰트로)의 로맨스도 곁들여진다.
‘강철왕’은 극단 마방진의 창작극이다. 무용수를 꿈꾸는 주인공 왕기는 금속 열처리 공장을 운영하는 아버지로부터 경영에 참여하라는 압박을 받는다. 그는 파업을 일으킨 노동자들에게 인질로 잡혀 있던 중 실수로 오작동된 열처리 기계 안에 갇혀 온몸이 강철로 뒤덮여지는 사고를 당한 뒤 극적으로 살아난다.
원치 않게 강철인간이 된 왕기는 대중의 관심과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CF 요청이 쇄도하는 등 유명 인사가 되지만 이러한 상황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실험실에서 탈출한 그는 감시원들을 따돌리며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방황을 거듭한다. 왕기 역의 조운은 태권도 유단자답게 무대에서 멋진 액션을 선보인다.
○화려한 액션들 vs 풍자적 대사
‘아이언맨’의 제작비는 1억8000만 달러(약 1789억 원). 할리우드 스타 출연진에 ‘트랜스포머’의 특수효과를 맡은 ILM사가 CG를 맡았다. 특히 ‘아이언맨’의 상징인 보호구 ‘마크’는 붉은색 초합금의 늘씬한 디자인에 로켓장치 등 원작의 맛을 잘 살렸다.
최첨단 무기로 무장한 아이언맨의 활약과 F-15, T-38 등의 전투기가 등장하는 공중 액션이 화려하다.
반면 ‘강철왕’의 총제작비는 1000만원. 주인공 조운을 비롯해 한규남, 이국호 등 대학로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은 무명에 가까운 배우들이 출연한다. 출연 배우 11명 중 9명은 1인 다역을 맡는다. 제작비를 줄이기 위해서다. ‘강철왕’이 착용한 강철은 하얀 천으로 대체한다. 왕기가 하얀 천을 둘러쓰고 나오면 출연 배우들은 주먹질을 했다가 아파하는 표정을 짓는 등의 행동으로 관객들이 강철로 받아들이게끔 한다. 무대는 20평 남짓의 공간이 전부. 별다른 소품 없이 이곳은 공장 무용연습실 병원 등으로 변한다. 고선웅 연출은 “소품이나 무대가 할리우드 영화에 비교하기 어렵겠지만 풍자적 대사와 연극적인 상황 연출 등 아날로그의 맛을 살려 관객들의 만족을 이끌어내겠다”고 말했다.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