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359>只恐夜深花睡去, 故燒高燭照紅妝

  • 입력 2008년 2월 21일 03시 00분


只(지)는 但只(단지) 또는 다만의 뜻이다. 恐(공)은 恐怖(공포)처럼 두려워하다의 뜻과 恐喝(공갈)처럼 겁을 주다의 뜻이 있다. 걱정하다의 뜻도 있다. ‘∼할까봐’ 또는 ‘어쩌면 ∼일까봐’ 정도의 걱정스럽거나 두려운 마음을 표현하는 데에 흔히 쓴다. 夜深(야심)은 밤이 깊다는 뜻이고, 睡(수)는 잠자다의 뜻이다. 去(거)는 가다 또는 떠나가다의 뜻인데, 여기서처럼 사라지거나 멀어져가는 느낌을 표시하기도 한다. 故(고)는 여기서는 고의로 또는 일부러의 뜻이다. 燒(소)는 불태우다의 뜻이다. 향을 태우다 또는 굽거나 익히다의 뜻도 있다. 燭(촉)은 초 또는 촛불을 뜻한다. 燭臺(촉대)는 촛대, 燭心(촉심)은 초의 심지이다. 燭光(촉광)은 촛불 빛 또는 촛불 하나와 같은 밝기의 단위를 가리킨다. 華燭(화촉)은 빛깔을 들인 초이다. 주로 혼례에 사용하므로 이것을 밝히는 것은 혼례의 거행을 의미한다. 燭(촉)은 촛불을 켜다 또는 비추다의 뜻과 알아본다는 뜻도 있다. 洞燭(통촉)은 윗사람이 아랫사람의 사정이나 형편을 깊이 헤아려 살핌을 의미한다. 여기의 高燭(고촉)은 특별히 긴 초를 가리킨다. 때로는 밝기가 높은 도수의 촉광을 뜻하기도 한다. 照(조)는 비추다의 뜻으로 照明(조명)은 비추어 밝힘 또는 밝게 비춤을 뜻한다. 紅妝(홍장)은 붉은 화장으로서 여기서는 해당화를 가리킨다.

깊은 밤 촛불 밝혀 꽃을 비춰보는 별난 행동에 그 꽃을 아끼는 마음이 여실히 드러난다. 소중히 아끼는 것이 있으면 자꾸만 궁금해지고 확인하고픈 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한밤에 촛불 밝혀 꽃을 살피는 그만큼 마음도 풍요로우리라. 대상이 사람인 경우도 예외일 수 없다. 宋(송) 蘇軾(소식)의 ‘海棠(해당)’이란 시에 보인다.

오수형 서울대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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