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302>同病相憐, 同憂相救

  • 입력 2007년 11월 29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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同病(동병)은 같은 고통을 겪는다는 뜻이다. 病(병)은 신체적인 질병 외에 고통이나 괴로움을 뜻하기도 한다. 相(상)은 서로 또는 함께의 뜻이다. 憐(련)은 동정하다 또는 불쌍히 여기다의 뜻이다. 憐憫(연민)은 불쌍하고 가련하게 여김을 뜻한다.

憂(우)는 근심의 뜻이다. 괴로움이나 질병을 뜻하기도 하고 喪(상)을 뜻하기도 한다. 杞憂(기우)는 杞(기)나라의 어떤 사람이 하늘이 무너질까 근심한 데에서 유래한 말로서, 쓸데없는 근심을 비유한다. 丁憂(정우)는 부모의 상을 당함을 뜻한다. 救(구)는 救助(구조)하다 또는 어떤 어려움으로부터 救援(구원)하다의 뜻이다. 救命(구명)은 목숨을 구하는 것이고, 救急(구급)은 위급한 상황에서 구제하는 행위다.

이 말은 楚(초)나라 왕에게 아버지가 피살된 후에 오(吳)나라로 망명하여 대신이 된 伍子胥(오자서)가 같은 처지의 사람에게 한 말로, 당시 어촌에서 부르던 노래 가사이다. 아마도 같은 종류의 어려움을 겪는 어촌 사람이 남들의 무관심을 한탄하며 서로 위로하는 노래였을 것이다.

고통과 근심이 같은 이는 서로 상대방의 처지를 절실하게 이해한다. 그러니 남의 일 같지가 않아 더 동정하며 도우려고 한다. 굶주려 본 사람이 굶주리는 사람을 진정으로 돕고 못 배운 이가 장학금을 快擲(쾌척·흔쾌하게 내어줌)하는 것은 그런 마음을 실천으로 승화시킨 것이리라.

선거철이 되어 구석구석을 순회하는 이는 마치 모든 이와 고통과 근심을 같이할 듯하다. 그러나 그때가 지나면 온 관심을 다른 데로 옮기는 이도 많다. 유난스럽게 사정을 묻고 악수를 청하기보다, 평소에 꾸준히 연구 노력하고 실천하는 지도자를 보고 싶다. ‘吳越春秋(오월춘추)’에 보인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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