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293>欲傳春信息, 不

  • 입력 2007년 11월 16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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欲(욕)은 바라다 또는 ∼하고자 하다의 뜻이다. 욕심이나 욕망의 뜻으로 慾(욕)과 통하기도 한다. 傳(전)은 전달한다는 뜻이다. 信(신)은 믿다 또는 성실하다는 뜻 외에 소식이나 편지의 뜻이 있다. 息(식) 역시 여기에서는 消息(소식)이라는 뜻이다. 信息(신식)은 소식의 뜻이다. 요즈음에는 정보라는 의미로도 널리 사용한다.

파(파)는 두려워하다 또는 부끄러워하다의 뜻이다. 埋(매)는 땅에 묻거나 덮어 가린다는 뜻이다. 埋葬(매장)은 시체를 묻거나 못된 짓을 한 사람을 사회에서 몰아내는 일이다. 埋立(매립)은 강이나 바닷가 또는 우묵한 곳을 메우는 일이다. 藏(장)은 간수하다 또는 묻는다는 뜻과 숨거나 숨긴다는 뜻이 있다. 창고라는 뜻도 있다. 秘藏(비장)은 비밀스레 숨겨 간직한다는 의미이고 無盡藏(무진장)은 무한량으로 많이 있음을 가리킨다. 埋藏(매장)은 물건을 묻어 감춤 또는 광물 따위가 묻혀 있음을 뜻하나, 여기서는 눈에 묻혀 있음을 가리킨다.

매화를 노래한 시의 구절이다. 매화는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가장 먼저 봄을 알리는 점으로 칭송을 받는다. 또 그 은은한 향기가 자주 노래되는 이유는 아마도 다른 화목이 피어나기 이전이기 때문이리라. 그러나 가장 먼저 봄소식을 전하려면 그만큼 더 강한 의지와 인내가 필요하다. 지나간 추위가 혹독하면 할수록 매화는 더욱 찬송을 받는다.

한겨울에도 온갖 꽃을 피워내는 시대이다. 그러나 자연의 매화는 인공의 도움 없이 스스로 어려움을 극복하고 맨 먼저 피어난다. 그래서 그렇게 찬송을 받으리라. 또 화가는 이리저리 구부러지고 꺾인 매화를 즐겨 그린다. 아마도 역경을 견뎌낸 그 모습이 아름다워서이리라. 宋(송) 陳亮(진량)의 ‘梅花(매화)’라는 시에 보인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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