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276>其責己也重以周, 其待人也輕以約

  • 입력 2007년 10월 24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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其(기)는 생략된 앞 구절의 옛날의 군자를 가리킨다. 責(책)은 꾸짖다 또는 요구한다는 뜻이다. 責望(책망)은 잘못을 나무라고 원망하는 것이다. 책임 또는 책임을 지운다는 뜻도 있다. 責務(책무)는 책임과 의무의 뜻이다. 여기의 也(야)는 이어지는 다음 말을 일으키는 역할을 하는 어조사로 쓰였다. ∼함에는 정도의 어감을 나타낸다.

重(중)은 輕重(경중)과 重複(중복)처럼 무겁다 또는 겹친다는 뜻이 기본이다. 여기서는 엄격하다는 의미다. 以(이)는 앞과 뒤를 병렬로 이어주는 역할도 하는데 이 경우에는 而(이)와 쓰임이 같다. 周(주)는 두루 또는 두루 미치다, 그리고 둘러싸다와 둘레라는 뜻도 있다. 여기서는 빈틈없이 치밀하다, 즉 周密(주밀)하다는 뜻이다.

待(대)는 待遇(대우)하다 또는 接待(접대)하다의 뜻이다. 기다리다 또는 의지하다의 뜻도 있다. 輕(경)은 너그럽다는 뜻으로 앞의 重(중)과 짝이 된다. 約(약)은 簡略(간략)하다는 뜻으로 앞의 周(주)와 짝이 된다. 원의는 하나로 묶는다는 뜻이고 約束(약속)한다는 뜻과 검소하다는 뜻도 있다.

韓愈(한유)는 비방의 원인에 대해 논했다. 옛날의 군자와는 반대로 보통 사람은 남에게는 엄격하고 자신에게는 너그럽기 때문에 자신의 단점은 접어두고 남을 헐뜯는다고 하였다. 남에게나 자기에게나 공평한 기준만 두어도 비방은 많이 줄어들 것이다. 나아가 모두가 한유가 말한 옛날의 군자와 같다면 어떨까? 자기를 완성하고 남도 잃지 않을 것이다.

자신에게 엄격한 그런 사람이 존경받고, 남에게 너그러운 그런 사람이 사랑을 받는다. 그런데 유독 정치세계에서는 상호 비방이 무엇보다 우선한다. ‘原毁(원훼)’라는 문장에 보인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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