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건축미학 유럽무대에 세운다

  • 입력 2007년 10월 16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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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프랑크푸르트 한국현대건축전 12월 막올려

국내 건축가 16명 전통깊고 독특한 작품세계 소개

유럽 건축의 중심지인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한국 건축이 당당히 입성(入城)한다. 박물관과 미술관이 즐비한 프랑크푸르트 마인 강변에서 한국 건축의 미학을 유감없이 선보일 기회가 마련됐다.

12월 7일부터 내년 2월 10일까지 프랑크푸르트 마인 강변 독일건축박물관(DAM)에서 열리는 ‘메가시티 네트워크-2007 프랑크푸르트 한국현대건축전’(한국의 새건축사협의회, 독일건축박물관 공동 주최).

이 건축전에는 신진부터 중견까지 16명의 국내 건축가(건축사무소 포함)가 각각 2점(총 32점)의 작품을 출품한다. 그동안 소그룹으로 또는 베니스 비엔날레 출품과 같은 형식으로 한국 건축이 유럽에 소개된 적은 있지만 이렇게 대규모 독립된 전시로 선보여지는 것은 처음이다. 게다가 한국 건축가들이 직접 큐레이팅한다는 점에서 그 의미는 더욱 크다.

이번 건축전의 시발점은 한국이 주빈국으로 초대받았던 2005년 10월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당시 ‘한독 퍼블릭 스페이스 포럼’에 참가한 한국과 독일 건축가들이 한국 건축을 전시하기로 의견을 모으면서 기획이 시작됐다. 세계적 수준에 도달한 한국 건축을 유럽에 소개하고 싶은 독일 건축계와 한국 건축을 세계에 널리 홍보하고 싶은 한국 건축계의 만남이라고 할 수 있다.

이후 김성홍 서울시립대 교수 등이 총괄기획을 맡고 건축계의 의견을 모아 권문성 김영준 김인철 유걸 유석연 이종호 이충기 정기용 조남호 조민석 조병수 주대관 최문규 황두진 씨, 공간, 정림건축 등 16명의 건축가와 건축사무소를 선정했다. 사진작가 안세권 씨는 사진 촬영과 영상물 제작을 맡는다.

건축전 출품작은 전통 한옥, 교외주택, 오피스텔, 사무실, 미술관, 도서관 연수원, 교회, 경기장 등 매우 다양하다. 다양한 테마의 건축을 보여 줘 한국 건축 문화의 진면목을 제대로 선보이겠다는 취지다. 이에 대해 김성홍 교수는 “한국의 건축가들이 어느 한 장소에 담겨 있는 역사적 문화적 사회경제적 의미를 어떻게 창의적으로 해석하고 이를 어떤 방식의 건축으로 구현해 냈는지를 잘 보여 주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출품작들은 기본적으로 모형, 영상, 사진, 스케치 등의 형식으로 선보여진다. 중요한 점은 이들을 어떻게 세련된 디자인으로 전시할 것인지의 문제. 현재 전시 공간 디자인을 맡은 건축가는 황두진 조남호 씨. 이들은 건축가 개인의 창의성과 특징을 살리되 전체적으로는 통일성을 유지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각 개인의 전시 공간과 별도로 출품작의 전모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도록 6폭짜리 금속 병풍에 출품 건축물의 영상과 사진을 전시하는 새로운 방식도 채택하기로 했다.

전시 공간 디자인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마인 강 쪽 대형 유리창을 적절히 활용하기로 한 점. 4개의 대형 유리창으로는 프랑크푸르트의 현대식 고층 빌딩이 눈에 들어온다. 황 씨와 조 씨는 유리창 옆 벽에 한옥 등 한국 건축의 사진과 영상물을 전시할 예정이다. 전시장에 들어선 관객들은 한눈에 독일 건축과 한국 건축을 비교하면서 감상할 수 있다.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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