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233>不以一眚掩大德

  • 입력 2007년 7월 23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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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실수하고 잘못하며 살아간다. 실수하지 않고 잘못하지 않고 살아가는 완전한 사람을 우리는 성인이라고 부른다. 평범한 사람은 실수를 피할 길이 없다. 그런데도 사람을 선택해야 하는 경우에는 곧잘 이런 사실을 잊고 완전한 사람을 구하려 한다.

배우자를 고를 때 이런 자세를 가지면 평생 배우자를 고를 수 없고, 스승을 구할 때 이런 스승을 구하려 하면 평생 좋은 스승을 만날 수 없다. 부모가 자식에게 완전함을 요구하거나, 자식이 부모에게 완전함을 요구하면 가정은 평화로울 수 없다. 사람은 완전할 수 없으므로 서로 간에 다툼과 미움만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사소한 잘못보다는 사람의 장점을 크게 보는 일이 옳은 경우가 많다.

不以一眚 掩大德(불이일생 엄대덕)이라는 말이 있다. 一은 하나, 단 하나라는 뜻인데, 이로부터 적다, 조금이라는 의미가 생겨났다. 생은 生(날 생)과 目(눈 목)으로 구성되어 있으므로 눈에 무엇이 생긴 것을 의미한다. 눈에 생기는 것이 백태이다. 백태로부터 허물, 과오, 실수라는 뜻이 생겨났다. 掩은 가리다, 숨기다라는 뜻이다. 掩蔽(엄폐)는 가리고 숨기는 것을 말한다. 엄폐사격은 우리 편을 가리고 숨길 수 있도록 적에게 가하는 사격을 말한다. 大德은 큰 덕, 큰 덕행, 큰 공로를 뜻한다.

이상의 의미를 정리하면 不以一眚 掩大德은 작은 과오를 가지고 큰 공로를 가리지 않다, 다시 말하면 작은 과오를 지적하다가 큰 공로를 잊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우리 속담에도 비단 사려다가 삼베 산다는 말이 있다. 원래 좋은 비단을 사려 했는데 사려는 비단의 흠을 잡아내다 보면 살 것은 삼베밖에 없다는 말이다.

어떤 사람에게 큰 공로가 있으면 그것을 인정해줄 줄 알아야 한다. 누구에게나 있게 마련인 흠만 찾다 보면 우리는 결국 공을 이룰 수 있는 사람을 버리게 된다.

허성도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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