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189>治人不治,反其知

  • 입력 2007년 4월 11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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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과정에서 힘든 일 중의 하나는 사람을 대하는 것이다. 부하직원을 다루기가 힘들고, 상사를 대하기 어렵다. 그뿐인가? 부모가 자식을 다루기 힘들고, 자식이 부모를 만족시키기도 간단치 않으며, 가장이 가족을 다루는 일도 쉽지 않다. 언제나 진실이 통하면 좋으련만 진실이 통하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다.

治人不治(치인불치), 反其知(반기지)라는 말이 있다. 治는 다루다는 뜻이다. 法治(법치)는 법으로 다스리다라는 말이다. 根治(근치)는 근본적으로 다스리다는 뜻인데, 흔히 병을 치료할 때 병의 원인을 뿌리 뽑는 것을 말한다. 治人(치인)은 사람을 다스리다라는 말이다. 不治(불치)는 다스려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治는 다스리다는 뜻이지만 때로는 다스려지다라는 피동의 의미로 사용된다.

反은 되돌아가다, 반대로, 반성하다는 뜻이다. 反省(반성)은 돌아가서 살피다라는 말이다. 反目(반목)은 눈을 반대로 하다는 말이므로 눈길을 서로 반대로 쳐다보다, 서로 등지다 즉, 서로 미워하다는 말이 된다. 反對(반대)는 반대로 대응하다, 즉 서로 맞서는 행동을 나타낸다. 知는 알다는 뜻이지만 지혜라는 뜻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知識(지식)은 알고 판별하다라는 말이다. 識은 판별하다는 뜻이다. 여기서는 지혜라는 뜻으로 사용된다. 이 경우에는 知가 智와 동일하다.

이상의 의미를 정리하면 治人不治, 反其知는 사람을 다루는데 잘 다뤄지지 않으면, 자신의 지혜를 반성하라는 말이 된다. 사람은 가끔 진심이라는 핑계를 대고, 상대방이 나를 이해해 주기를 요구하고 바란다. 그러나 희망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런 때는 나의 행동이 지혜로웠는가를 돌아보라는 뜻이다. 진실도 통하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런 경우에는 지혜의 힘을 빌려야 한다는 것이다. 불가(佛家)에서는 지혜롭지 않은 것도 죄라고 했다.

허성도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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