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공감]어린이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

  • 입력 2007년 3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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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빌리아의 이발사’에 출연하는 성악가들이 어머니 간담회에서 시범공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제공 트라이프로
‘세빌리아의 이발사’에 출연하는 성악가들이 어머니 간담회에서 시범공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제공 트라이프로
17일부터 서울 송파구 잠실동 롯데월드 예술극장에서 어린이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가 무대에 오른다.

이 공연을 기획한 연출가 한림(37) 씨는 호주의 ‘오페라를 통한 음악교육(OIE·Opera in Education)’ 프로그램을 국내에서 시도할 계획. 공연 시작 10분 전 어린이들에게 발성법을 가르치고, 공연을 마친 후 무대에서 노래를 할 기회를 주는 프로그램이다. 12월에는 ‘헨젤과 그레텔’로 전국을 돌며 어린이 오페라를 상연할 계획이다.

그는 1998년부터 호주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국립오페라단에서 10년간 전속 성악가로 활동해 왔다.

“호주는 남한보다 땅이 78배나 넓은데 인구는 1900만 명에 불과해요. 시골에는 오페라를 한 번도 접하지 못한 아이들이 많아서 호주 정부는 국립오페라극장에 이런 프로그램을 요청했지요. 오페라 배우들이 트럭에 무대 세트를 싣고 전국을 돌아다녔어요. 성악가들이 학교 강당, 마을 공회당에서 공연을 하고 어린이들과 대화를 나눴지요. 움직이는 오페라 극장인 셈이죠.”

최근 서울 강남구 신사동 ‘트라이프로’ 연습실에서 열린 OIE 준비를 위한 간담회에 어린이 교육관련 인터넷 동호회에서 입심 세기로 소문난 어머니 15명이 참석했다.

‘짠순이 엄마들의 모임’의 시솝 김은회 씨, ‘입큰 개구리’의 유은혜 씨, ‘쑥쑥맘’의 김언진 씨, ‘뮤지컬 라이프’의 이현주 씨 등이다. 이들은 주역 성악가들의 ‘세빌리아의 이발사’ 시연을 본 뒤 다양한 질문을 쏟아냈다.

“오페라와 뮤지컬이 다른 점은 무엇인가요?”

“뮤지컬은 20세기 초중반에 나온 장르로 주로 영어로 돼 있지요. 반면 오페라는 이탈리아, 독일, 러시아, 프랑스, 스페인어 등 다양한 언어로 된 작품이 많아요. 오페라는 맨 목소리로 부르기 때문에 ‘사랑해’ 하면서도 서로 마주보지 않고 앞만 쳐다봅니다. 반면 뮤지컬은 마이크를 사용하기 때문에 대사 전달력이 좋아 연기가 자연스럽죠.”(한림)

“오페라를 볼 때는 언제 박수를 쳐야 하나요?”

“콘서트를 볼 때는 악장과 악장 사이에는 박수를 치지 않습니다. 그러나 오페라는 감동을 받으면 아무 때나 웃고 박수를 쳐도 됩니다.”

‘뮤지컬 라이프’ 동호회의 시솝인 주부 이현주 씨는 “드라마 ‘주몽’을 봐도 부인이 둘인 상황이 나오듯이 오페라도 어린이들이 이해하기 힘든 사랑과 죽음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며 “TV의 ‘12세 이하 시청불가’ 프로그램처럼 어린이들에게 오페라를 보여줄 때는 공연 관계자나 부모가 미리 지도해줄 수 있도록 해설을 잘 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림 씨는 “노래를 잘 못해도 좋으니 아이들에게 표현력과 감성을 풍부하게 해주는 음악교육을 받게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02-3448-4340)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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