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家 배경… 득? 독?

  • 입력 2007년 3월 15일 0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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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에 함께 출연한 이영하 상원 부자. 사진 제공 MBC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에 함께 출연한 이영하 상원 부자. 사진 제공 MBC
송일국 엄태웅 하정우 한가인의 공통점은? 가족 중 한 명 이상이 연예계에서 활동하는 연예가(家)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이들 외에도 가요계의 태진아-이루, 영화계의 백윤식-도빈 부자 등이 같은 분야에서 활동 중이다.

이들은 부모에게서 물려받거나 어릴 적부터 남다르게 개발된 재능을 보여 주며 연예 일선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부모 덕’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런 비난을 접하는 이들의 심경은 어떨까?

이영하-상원 부자의 경우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상원은 1980년대 톱스타 이영하와 선우은숙의 아들. 그는 KBS1 TV ‘별난여자 별난남자’에 아버지와 함께 출연하면서 데뷔해 ‘아버지의 후광’이라는 꼬리표를 좀처럼 떼지 못했다. 특히 두 사람이 KBS2 ‘경제비타민’,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 등 예능 프로그램에 함께 나오면서 비난 댓글이 이어졌다.

이영하는 “전통춤이나 클래식 등 다른 분야에서는 가족이 함께 활동하면 ‘타고났다’는 등 호응을 얻지만 연예인 가족에겐 유독 싸늘하다”며 “누가 밀어준다고 성공할 만큼 연예계가 호락호락하지 않고 캐스팅도 제작진이 화제가 된다는 점을 고려해 먼저 섭외해 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원은 “‘이영하 아들’이라는 이름이 인지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됐지만 경험을 쌓는 데는 장애가 됐다”며 “‘아버지 덕에 실력도 없이 방송에 나온다’는 등 부모와 연계된 비난이 많아 속상하다”고 말했다.

이루는 2005년 데뷔 때 ‘얼굴 없는 가수’로 출발했으나 ‘태진아의 아들’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중적 관심이 높아졌다. 이후 태진아와 함께 방송 출연이 잦아지자 ‘아버지가 끌어 준다’는 비난도 늘었다. 태진아는 “이루가 오랫동안 준비한 1집 앨범이 음악성과 가창력 대신 ‘태진아의 아들’에 가려져 속상했다”며 “실력에 대한 자신감이 없었다면 2집 앨범이 성공할 때까지 활동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톱스타 부모를 둔 신인 연예인은 오히려 ‘○○의 아들(딸)’이라는 이유로 역차별을 받기도 한다. 최민수나 송일국이 ‘최무룡 아들’ ‘김을동 아들’을 넘어서 한 사람의 배우로서 인정받기에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는 것이다.

MBC 정운현 드라마국장은 “연예계에서 스타 가족을 통한 신인의 캐스팅 청탁이나 특혜의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성공 여부는 결국 본인의 몫”이라고 말했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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