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UTDOOR Life]바람 탄 인라인 올봄을 휩쓸고 싶다

  • 입력 2007년 3월 14일 08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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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라인스케이팅 즐기기 요령

일곱 살배기 딸을 둔 회사원 A 씨. 봄을 맞아 딸과 함께 즐길 운동 종목을 찾고 있는 중이다. 다른 건 몰라도 아이가 운동의 즐거움만은 꼭 알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인라인스케이트. 10년 전 결혼할 때 샀다가 처박아두다시피 했던 물건이다. 스케이팅이 가능해지면 아이와 함께 강바람을 맞으며 달릴 수 있지 않을까.

초보라 궁금한 것이 많은 A 씨는 한국인라인롤러연맹에서 인라인스케이트 강사 양성규칙을 만든 박순백(54) 씨를 찾았다. 박 씨의 정식 직함은 인터넷 포털업체인 드림위즈 부사장. 국내에 성인용 인라인스케이트를 소개해 인라인스케이팅의 ‘대부’로 통한다. 1997년에 개설한 개인 홈페이지(www.drspark.net)는 인라인스케이트와 스키에 대한 정보가 가득하다.

○ 재미

인라인스케이팅은 한마디로 즐거운 운동이다. 구르는 바퀴를 타고 소풍 가듯 즐길 수 있다. 몸의 무리도 적다. 무릎에 가해지는 압력이 마라톤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

격렬하지는 않지만 운동량이 많아 살빼기 운동으로 적합하다. 1시간쯤 제대로 타고 나면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는다. 가족 운동으로도 무난하다. 아이들은 물론이고 나이가 든 성인도 좋아한다. 동호회는 주로 비슷한 연령대로 구성되곤 하는데 60, 70대가 참여하는 동호회도 있다.

광장에서 한가로이 타다가 강변의 자전거도로를 달리는 ‘로드 스케이팅’으로 발전할 때쯤 인라인스케이팅의 묘미에 빠져드는 사람들이 많다.

○ 초보자의 스케이트

스케이트는 피트니스, 레이스, 하키, 슬라럼, 다운힐, 오프로드 등 종류가 많다. 초보자들이 선택해야 하는 것은 피트니스 스케이트다. 지름 80mm의 바퀴 4개가 달린 것이 기본형이다. 10만 원대면 초보자가 즐기기에 충분하다.

스키 장비는 초보자가 고급 제품을 선택하면 오히려 다루기 힘들 수 있다. 인라인스케이트는 다르다. 피트니스 스케이트 중에서도 고급 제품을 고르면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는 것이 박 씨의 설명.

통상 피트니스 단계를 거친 사람들이 레이스 스케이트(바퀴가 5개 달린 스케이트)를 탄다. 초보자가 호기를 부려 레이스 스케이트를 선택하는 잘못을 범해선 안 된다. 레이스 스케이트는 바퀴만 5개인 것이 아니라 발목을 감싸는 부위가 낮게 설계돼 일반 운동화처럼 생겼다. 초보자는 발목 근육을 다칠 수 있다.

바퀴의 지름이 84mm인 초보용 제품도 있다. 바퀴가 크면 클수록 속도를 내기에 유리하다. 2000년대 초반에는 바퀴 지름이 72mm였지만 속도에 대한 욕구 때문에 바퀴가 점점 커졌다. 하지만 바퀴가 크면 다루기 힘들다는 게 단점이다. 레이스용 바퀴는 100mm나 110mm다.

바퀴를 고를 때는 스케이트의 특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84mm용 스케이트에 80mm 바퀴를 끼워 탈 수는 있지만 80mm 스케이트를 선택했다가 나중에 84mm 바퀴를 끼울 수는 없다.

○ 보호구는 필수

헬멧은 우리 몸에서 가장 중요한 부위 중 하나인 머리를 지키는 장비다. 보호구 중에서도 가장 필수적으로 갖춰야 하는 장비다. 자전거를 탈 때 쓰는 것과 같은 종류를 착용하면 된다. 통상 날렵하게 디자인돼 있고 통풍을 위해 구멍이 숭숭 뚫린 모양이다.

손목과 팔꿈치, 무릎 보호대도 갖춰야 한다. 이 3가지를 묶어 흔히 ‘스리팩’이라고 부른다. 손목 보호대에는 플라스틱 심이 들어있다. 팔꿈치와 무릎 보호대는 둥근 플라스틱이 덧대어 있는 제품이 괜찮다.

스포츠 안경이 있으면 더욱 좋다. 실외에서 하는 운동이기 때문에 자외선을 방지할 수 있는 것으로 고른다. 장거리 로드 스케이팅을 할 때는 허리에 찰 수 있는 물병이 있으면 편리하다. 부상에 대비해 구급약통도 준비한다.

스케이트와 스리팩, 헬멧, 배낭 등을 구입하는 비용은 20만 원대 후반이 적당하다.

온몸에 땀이 날 정도로 스케이팅이 익숙해지면 쿨맥스 소재로 된 옷을 구입하자. 쾌적하게 스케이팅을 즐길 수 있다. 면 소재의 옷보다 땀이 빨리 마른다.

○ 아이와 즐기는 방법

요즘 나오는 아동용 스케이트는 길이 조절 방식이 일반화돼 있다. 발이 커지는 것에 맞춰 조금씩 늘려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교체 비용을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아이가 어느 정도 인라인스케이트에 익숙해지면 광장에서 타는 것을 지겨워할 수 있다. 이럴 때 요긴한 놀이로는 △삼각뿔 통과 △인라인 축구 △인라인 술래잡기 △인라인 하키 등이 있다.

삼각뿔 통과는 여러 개의 삼각뿔을 지면에 놓고 그것을 좌우로 돌아가며 통과하는 놀이다. 축구나 술래잡기는 인라인스케이트를 신은 채로 기존 놀이를 하는 것. 인라인 하키는 어린이용 하키 스틱과 퍽을 이용해 길거리 하키를 하는 놀이다. 퍽 대신 작은 공을 이용해도 재미있다. 정식 대회도 열린다.

인라인스케이팅을 즐길 수 있는 장소는 조금만 관심을 갖고 둘러보면 얼마든지 있다. 지방자치단체는 주민들이 인라인스케이팅을 즐길 수 있도록 시설을 정비해 왔다.

수도권에서 대표적인 장소로는 △올림픽공원 평화의 광장 △일산 호수공원 △여의도공원 △상암동 월드컵공원 △한강 자전거도로 등이다.

인라인스케이팅에 능숙한 사람들은 한강변 자전거도로 중 성내역∼여의도 구간(왕복 약 36km)을 90분 정도에 주파한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운동후 내부 습기 제거하고 베어링 분해해 청소해줘야▼

인라인스케이팅은 땀이 많이 나는 운동이다. 그래서 스케이팅 후에는 스케이트 내부에 남아 있는 습기를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좋다. 발 위생에 좋을 뿐 아니라 스케이트를 오래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스케이팅이 끝난 뒤 바람이 통하지 않는 공간에 보관하는 것만 피하면 된다. 통풍이 되는 곳에 몇 시간 정도 두면 자연스럽게 건조시킬 수 있다.

스케이팅을 자주 한다면 인라인용 적외선 발열장치 등을 이용해 인위적으로 건조시키는 방법도 있다.

인라인스케이트의 바퀴는 베어링 때문에 잘 돌아간다. 자주 정비를 하면 더 뛰어난 성능을 발휘한다. 스케이팅 후에는 베어링에 묻은 오염물을 털어낸다.

베어링을 분해한 뒤 청소하고 기름을 쳐주는 단계까지 익히면 금상첨화다. 경험이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그런 욕구가 생길 것이다.

바퀴는 폴리우레탄으로 만들어진다. 도로나 화강석 등에서 스케이팅을 하다 보면 닳기 마련이다. 통상 앞쪽과 뒤쪽의 바퀴가 먼저 닳는다. 구두 뒤축이 닳듯이 바퀴의 단면이 비스듬한 모양이 된다. 이럴 때는 안쪽에 있는 바퀴 두 개를 앞쪽과 뒤쪽의 바퀴와 바꿔주면 된다.

헬멧이나 보호대도 바람이 잘 통하는 그늘에서 건조시켜 가며 사용한다. 헬멧의 내피는 종종 따로 떼어내 세탁을 하는 것이 좋다.

스포츠 안경의 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역시 땀 때문이다. 극세사 수건으로 자주 닦아 준다.

스케이팅이 끝나면 옷은 곧바로 세탁한다. 땀을 잘 발산하는 쿨맥스 의류라도 땀에 오염되면 균류가 쉽게 증식한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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