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푸드]귀찮으니 때운다고? ‘나만의 음식본색’ 살려봐!

  • 입력 2007년 1월 27일 03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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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족을 위한 초특급 간편요리

‘직접 차려 먹기는 귀찮고, 그렇다고 매일 사 먹는 것은 지겹고….’ 학교 인근에서 혼자 자취하는 대학생과 오피스텔에 사는 싱글 직장인들의 공통된 고민이다. 영화관람, 운동, 여행 등 웬만한 것은 혼자 해도 불편하지 않지만 요리만큼은 쉽지 않은 나홀로족. 하루 세끼 가운데 가장 중요한 아침을 굶기 일쑤다. 기껏해야 계란빵 토스트 샌드위치 등 길거리 음식으로 때운다. 점심과 저녁은 구내식당이나 외식. 이래서는 영양 불균형의 악순환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몇 분간 끓이거나 데우면 바로 먹을 수 있는 인스턴트 요리 제품이 많이 나와 있지만 금방 입에 물린다. 직접 요리할 생각을 해 보지만 조리법도 모르고 무엇보다 칼을 쓸 엄두가 나지 않는다. 하지만 조금만 노력하면 맛있고 영양가 있는 음식을 직접 요리해 먹을 수 있다. 인터넷 ‘풀빵닷컴’(www5.pullbbang.com)에서 연재하는 ‘더블피의 뚝딱쿠킹’은 싱글을 위한 요리를 귀여운 일러스트와 함께 소개한다. 재료 값도 500∼6000원 사이로 아주 저렴하다. 대부분은 3000원 안팎. 나물닷컴(www.namool.com)에는 주방 청소법이나 음식 보관법 등 유용한 정보가 많다. 수십 년째 ‘싱글’ 나홀로족으로 살고 있는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의 박희돈(45) 주방장은 “집에 있는 재료와 도구를 잘만 활용하면 한끼 식사로 거뜬하면서도 영양이 듬뿍 담긴 초스피드 간편 요리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주방장이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나홀로족의, 나홀로족에 의한, 나홀로족을 위한’ 음식 조리법을 공개했다.


글=이호갑 기자 gdt@donga.com

사진=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 “요리도 어렵지만 재료 손질부터 설거지까지 귀찮은 게 너무 많아요.” 지난해 7월 제대한 뒤 자취생활을 시작한 연세대 신문방송학과 3학년 김기환(25·동아일보 인턴기자·사진) 씨. 라면을 빼고는 할 줄 아는 요리가 거의 없는 ‘왕초보 나홀로족’이다. 아침은 굶거나 우유 한 잔, 점심은 학교 구내식당, 저녁은 학교 앞 식당에서 해결. 그에게 식사는 그냥 간단하게 때우는 끼니일 뿐이다. 따라서 만들기 쉽고, 한번 조리해 오래도록 먹을 수 있는 요리가 있으면 좋겠다는 게 김 씨의 생각.

# 서울대 노어노문학과 4학년 이서현(24·동아일보 인턴기자·사진) 씨는 나홀로 생활 3년째다. 러시아 어학연수 시절 요리 실력을 갈고닦았다. 가끔 친구들을 초대해 솜씨를 자랑한다. 요리는 즐겁지만 재료를 사러 가는 것은 귀찮다. 집에 있는 재료로 만드는 요리는 없을까. 이 씨는 “햇빛이 들지 않는 자취방에 살다 보니 비타민이 부족하다는 걸 느낀다”며 “비타민과 단백질이 풍부한 요리를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왕초보용 자몽을 곁들인 꼬마 주먹김밥

▽재료=자몽 반 개, 꿀 1스푼, 밥 200g, 김 가루, 참기름, 참깨, 당근 20g, 양파 20g

①자몽에 꿀을 발라 프라이팬에 약한 불로 5분 정도 굽는다. ②당근, 양파를 잘게 다져 프라이팬에 익을 때까지 볶는다. ③밥에 볶은 야채, 참기름, 참깨, 소금을 약간씩 넣고 한입 크기로 만든 뒤 김 가루에 굴린다. ④접시에 보기 좋게 담는다. 구운 자몽은 디저트.

☞팁=주먹밥을 김 가루에 굴리기 전에 냉동실에서 얼린 후 전자레인지로 1분간 조리한다. 따뜻한 밥을 김 가루에 굴리면 바삭바삭한 주먹김밥을 맛볼 수 있다. 냉동실에 밥을 넣을 때는 밥을 완전히 식힌 후 넣어야 한다.

요리왕용 토마토 김치 파스타

▽재료=통토마토 통조림 큰 것 1캔, 잘 익은 토마토 5개, 중간 크기 양파 1개, 마늘 6쪽, 올리브 오일 100mL, 바질이나 파슬리 등 허브, 파메산 치즈, 김치, 바게트 빵, 버터, 파슬리 다진 것, 소금 후추 약간

①통조림 토마토를 거칠게 다진다. 통조림 캔에 있는 주스는 버리지 말고 농도를 맞출 때 쓴다. ②잘 익은 토마토를 뜨거운 물에 30초 이내로 데쳐 찬물에 살짝 담근 후 껍질과 토마토 씨를 제거하고 다진다. ③팬에 올리브 오일을 두르고 잘게 다진 양파와 마늘을 갈색이 날 때까지 볶는다. 여기에 미리 다져놓은 잘 익은 토마토를 넣고 볶는다. ④팬에 거칠게 다진 통조림 토마토를 넣고 바질이나 파슬리 등 허브를 넣는다. 약간의 설탕을 넣으면 신맛이 줄어든다. ⑤160도로 달군 오븐에 ④를 넣고 20∼30분 익혀 토마토소스를 만든다. 오븐이 없으면 팬에서 20∼30분 더 끓인다. ⑥다른 팬에 올리브 오일을 두른 뒤 잘게 썬 김치를 넣고 볶는다. 여기에 화이트 와인을 약간 넣으면 좋다. 취향에 따라 햄 소시지 베이컨 조개 새우 등을 추가해도 괜찮다. ⑦토마토소스를 ⑥에 뿌리고 삶은 파스타를 담은 뒤 파메산 치즈와 소금, 후추로 마무리한다. ⑧실온에서 녹인 버터와 다진 마늘, 소금, 후추를 섞은 후 버터 색깔이 노란색에서 하얀색으로 가까워질 때까지 거품기를 돌려 버터소스를 만든다. 바게트 빵 위에 버터소스를 발라 약한 불에 굽는다.

☞팁=파스타는 미리 삶아 식힌 후 1인분씩 랩으로 싸 냉동시켰다가 먹을 때마다 전자레인지에 1분간 조리해서 먹는다. 쫄깃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소스도 1인분씩 냉동보관이 가능하다. 마늘빵도 냉동고에 넣어두었다가 필요할 때 팬에 구워 먹으면 좋다. 버터소스를 하얀색이 날 때까지 거품기로 저어 놓으면 빵에 버터를 발라 구웠을 때 빵이 눅눅해지지 않고 바삭바삭한 마늘빵이 된다. 버터소스가 없을 때는 올리브유를 써도 무방하다. 단, 빵을 팬에 구울 때 센 불에 구우면 안 된다.

■꼭 챙겨야 할 ‘나홀로족 요리’ 팁 5가지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 박희돈 주방장이 ‘나홀로족’이 챙겨두면 좋은 요리 팁 5가지를 제공했다.

[1] 기본적인 식재료를 갖추자=간장, 소금, 참기름, 고추장 등 기본적인 양념과 양파, 마늘, 감자와 같은 기본 야채는 있어야 한다.

[2] 재료와 도구가 간편해야 한다=프라이팬과 전자레인지, 믹서만 있어도 웬만한 요리는 가능하다.

[3] 보관이 쉬워야 한다=남은 찌개나 음식을 지퍼락이나 뚜껑이 있는 1인용 플라스틱 보관 그릇에 담아 얼려 두면 필요할 때마다 끓이거나 데워 먹을 수 있다. 밥을 지을 때도 마찬가지다. 미리 2∼3인용을 한꺼번에 지은 다음 밥을 일회용 비닐 용기에 적당량씩 넣어 냉동실에 얼려둔다. 집에서 밥을 먹고 싶을 때 냉동실에서 꺼내 전자레인지로 해동한 후 다시 1분 정도 조리하면 끝. 금방 지은 것처럼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차진 밥을 먹을 수 있다.

[4] 같은 재료로 여러 번 해 먹을 수 있어야 한다=고기나 생선을 사면 1인분씩 위생비닐에 담아 냉동 보관하는 것이 좋다. 나중에 필요할 때 한 봉지씩 녹여 요리하면 된다. 덩어리째 붙은 삼겹살, 목살, 생선을 얼렸다가 다시 녹이는 과정을 반복하면 재료의 신선도가 떨어질 뿐 아니라 귀찮아서 요리를 포기하게 된다.

[5] 혼자 먹더라도 예쁘게 먹는다=음식을 접시에 담아낼 때 색의 조화만 잘 맞춰도 훨씬 먹음직하다. 특히 접시의 중간 부분에 입체감 있게 담아내면 더욱 보기 좋다. 고기나 생선 등 더운 음식을 담을 때도 접시 한 부분에 신선한 샐러드나 허브를 곁들이면 요리가 한껏 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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