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대신 노는 나는 누구인가… ‘플레이어’

  • 입력 2006년 11월 4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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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레이어/최재경 지음/312쪽·9500원·민음사

대신 놀아 준다?

영화적 상상력으로 잘 알려진 작가 최재경 씨. 그가 새 장편 ‘플레이어’에서 선보인 아이디어는 ‘노는 걸로 돈을 번다’는 신종 직업이다. 시각장애인을 위해 영화와 풍경을 봐주고 경험을 들려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SG그룹에 취직한 유노. 스포츠카를 타고 신나게 놀지만 ‘대신 불륜놀이 하기’라는 업무를 맡고 고민에 빠진다. 이 직업의 윤리는 “타인의 놀이를 대신할 뿐, 감정을 빼앗기거나 조종당해서는 안 된다”는 것. 그런데 유노는 의뢰인을 대신해 불륜을 저지르던 중 상대방 여성과 연애 감정에 빠져 버렸다.

설정은 SF적이지만 주제는 고전적이다. “타인을 대신해 노는 나는 누구인가”라는…. 정체성이라는 오랜 철학적 주제를 낯선 방식으로 탐구하는 작품이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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