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때 우리 조상들은 뭘 하고 놀았을까?

  • 입력 2006년 10월 4일 14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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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때 우리 조상들은 뭘 하고 놀았을까?

추석은 설날, 정월대보름과 함께 세시풍속이 가장 많은 명절이지만 사람들이 기억하는 추석놀이는 강강술래(중요무형문화재 제8호) 뿐이다. 하지만 '옷은 시집 올 때처럼, 음식은 한가위처럼'이란 속담이 있을 정도로 풍요로운 추석을 보내려 했던 선조들은 먹거리 못지않 게 놀이거리를 찾았다. 최근 발간한 '한국세시풍속사전 가을편'(민속전문가 132명 참여·국립민속박물관 발행)에는 알려지지 않았거나 소멸된 조상들의 추석놀이가 가득하다.

이번 조사에서 발견된 대표적인 놀이는 '거북놀이', '소 놀이', '서산박첨지놀이'.

거북놀이는 마을 주민들이 수숫잎, 왕골, 나뭇잎으로 만든 거북을 데리고 집집마다 돌아다니는 놀이다. 거북 속에 두 사람이 들어가 앞 사람은 머리의 움직임을, 뒷사람은 꼬리를 담당한다. 거북이, 새끼 거북이(남생이), 풍물패 등 총 40명이 마을을 돌며 무병장수를 빌고 곡식을 거둔다. 이때 거둔 곡식은 마을 공동 사업에 이용된다. 거북놀이 발생시기는 신라 문무왕(文武王) 때로 추정된다.

소 놀이 역시 소로 가장(假裝)을 해 즐기는 게임이다. 농경사회의 필수인 일꾼과 소의 노고를 동시에 위로하는 놀이다. 한해 농사를 가장 잘 지은 사람 집 마당에서 춤을 추고 그해 가장 일을 잘한 사람을 소에 태우고 마을을 돈다.

서산박첨지놀이(인형극)는 마을 주민 누구나 참여하는 것이 특징. 충남 서산시 음암면 탑곡 마을 토박이들을 중심으로 전승됐다. 그동안 남사당패 '꼭두각시 놀음'(조선시대)만 유일한 인형극으로 알려져 있었다.

바가지, 소나무 껍질, 칡넝쿨, 짚 등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를 모아 주민 스스로 자기 인형을 만들고 자신들의 말투에 맞게 인형들 목소리를 연기한다.

또한 원무(圓舞) 형태로만 알려졌던 강강술래도 서로 손을 잡고 둥글게 앉아 있다 각 사람 팔위로 넘어가는 '고사리 꺽기' 놀이, 강강술래를 하다 지칠 때 놀이꾼 중 가장 춤을 잘추는 사람이 가운데로 나와 장기 자랑을 하는 '남생이 놀이' 등이 있다.

김윤종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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