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59>葉(엽)·諜(첩)·牒(첩)·(접,탑)(접)

  • 입력 2006년 5월 26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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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葉(엽)·諜(첩)·牒(첩)·(접,탑)(접)’에는 모두 ‘6(엽)’자가 들어가 있다. ‘6’은 원래 ‘얇거나 낮은 것’을 나타낸다. ‘葉’은 ‘초(풀·초)’와 ‘6’이 합쳐진 글자이다.

그러므로 ‘葉’은 ‘풀 가운데 가장 얇은 부분’을 나타낸다. 여기에서 ‘풀이나 나무의 잎’이라는 뜻이 나왔다. 옛 사람은 풀이나 나무에서 가장 얇은 부분이 잎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잎은 평평하고 작으므로 ‘葉’에는 ‘평평하고 얇은 것, 납작하고 작은 것’이라는 뜻도 있다.

‘葉’에는 ‘종이, 쓰레받기의 앞부분, 숟가락의 끝’이라는 뜻도 있는데 이들은 모두 ‘평평하고 얇은 것, 납작하고 작은 것’에 속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잎은 가지의 끝에 매달리므로 ‘葉’에는 ‘끝, 갈래’라는 뜻도 있으며, 잎이 피고 지는 것은 한 시기를 나타내므로 ‘葉’에는 ‘시대, 세대’라는 뜻도 있다. ‘初葉(초엽), 中葉(중엽), 末葉(말엽)’이라고 할 때의 ‘葉’은 ‘시대’라는 뜻이다. ‘諜’은 ‘言(말씀·언)’과 ‘6’이 합쳐진 글자이므로 ‘낮은 소리로 하는 말’을 나타낸다.

그러므로 ‘諜’은 ‘염탐하다, 염탐군, 간첩’이라는 뜻을 갖는다. ‘諜者(첩자)’는 ‘간첩’이라는 말이 되고, ‘防(막을·방)’과 함께 쓰인 ‘防諜’은 ‘간첩을 막다’라는 뜻이 된다.

‘牒’의 ‘片(편)’은 ‘납작한 나무 조각’이라는 뜻이다. 그러므로 ‘牒’은 ‘얇고 납작한 나무 조각’을 나타낸다. 종이가 없던 옛날에는 나무를 얇고 작게 잘라서 여기에 글씨를 써서 보관하였다. 이것이 편지도 되고 공문서도 되고 장부도 되었다.

그러므로 ‘牒’은 ‘널, 널빤지, 글씨판, 문서를 적는 얇은 널빤지, 공문서, 소장(訴狀), 명부, 장부’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접,탑)’은 ‘魚(물고기·어)’와 ‘6’이 합쳐진 글자이므로 ‘얇은 물고기’를 나타낸다. ‘(접,탑)’의 뜻은 ‘가자미’인데, 가자미는 매우 얇은 물고기 중의 하나이다.

허성도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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