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디바’ 메조소프라노 바르톨리 30일 첫 내한 공연

  • 입력 2006년 3월 11일 03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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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 칼라스 이후 최고의 디바’로 불리는 메조소프라노 체칠리아 바르톨리(40·사진)가 드디어 한국 무대에 선다.

바르톨리는 30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첫 내한 독창회를 갖는다. 그는 ‘아직까지 한국을 찾지 않은 세계적인 음악가’를 거론할 때마다 빠지지 않고 꼽혀 온 인물. 1997년 첫 내한 공연이 성사됐으나 공연 직전 갑자기 취소돼 음악 팬들에게 아쉬움을 남겼다.

이번 공연의 반주자도 눈길을 끄는 인물이다. 서울시향 상임 예술감독인 지휘자 정명훈 씨가 바르톨리를 위해 피아노 앞에 앉는 것. 정 씨는 평소 “바르톨리는 내가 평생 처음으로 성악 반주를 하고 싶도록 만든 소프라노”라고 극찬해 왔다. 세 옥타브 반을 오르내리는 음역과 탁월한 목소리를 가진 바르톨리는 카라얀, 바렌보임, 레바인, 아르농쿠르, 솔티 등 최고의 지휘자들과 공연을 해왔다. 10장이 넘는 그의 음반들은 네 번의 그래미상을 수상하는 등 음악적 완성도에 대한 평가는 물론 대중적으로도 인기를 얻었다.

첫 내한 공연을 앞둔 바르톨리를 e메일로 먼저 만나봤다.

―한국에서의 첫 공연이 기대된다. 이번 공연의 레퍼토리에 대해 소개해 달라.

“독일 낭만주의 음악과 이탈리아 낭만 레퍼토리들이다. 낭만주의 시대의 독일과 이탈리아의 음악 세계를 서로 비교하면서 감상하면 좋을 것 같다. 올해가 모차르트 탄생 250주년이고, 그동안 모차르트의 곡들을 많이 불렀기 때문에 프로그램의 시작은 모차르트가 작곡한 노래로 할 생각이다.”

―정명훈 씨의 어떤 점이 좋은지, 그와의 작업에 대해 말해 달라.

“마에스트로 정명훈과는 여러 차례 공연을 함께했고 또 그의 반주로 데카에서 발매된 ‘사랑의 노래’를 녹음했다. 그의 지휘로 바리톤 브라이언 터펠과 함께 ‘체칠리아 & 브라이언’을 녹음한 일도 있다. 마에스트로 정은 놀라운 지휘자인 동시에 뛰어난 피아니스트다. 그는 손가락에 어떻게 영감을 불어넣어야 할지를 정확히 안다. 그야말로 천부적 재능이다. 그는 단지 좋은 피아니스트가 아니라 환상적인 피아니스트이고, 그의 지휘에는 감정의 심오한 것을 이끌어내는 정열이 있다.”

―당신 덕분에 한국의 많은 음악 팬들이 이탈리아 옛 노래의 아름다움을 새롭게 알게 됐다. 이탈리아인인데 혹시 애국자인가.

“하하. 전혀. 내가 로마에서 태어났고, 또 다른 성악가에 비해 이탈리아어로 쓰인 로시니나 모차르트의 위대한 작품들과 이탈리아의 아름다운 옛 노래를 즐겨 부르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옛 노래에 대한 관심이 꼭 이탈리아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18세기 옛 곡들을 특히 즐겨 부르는 이유는 있는지.

“나는 가끔 18세기에서 온 사람이라고 생각할 때가 있다. 내가 18세기 곡을 좋아하는 이유는 18세기가 역사적으로도 굉장히 특별한 시기, 많은 변화가 있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특히 이 시기에는 모차르트나 하이든 같은 위대한 작곡가들이 살았고 메타스타시오, 페트라르카, 갈돈 같은 뛰어난 시인들이 있었다. 이 시기에 만들어진 믿을 수 없을 만큼 뛰어난 음악과 시를 노래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나에겐 굉장히 특별한 경험으로 여겨진다. 최근엔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서 17세기를 좀 더 연구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그 시대의 문화를 좋아하고 특히 모차르트에 버금갈 만한 천재라고 할 몬테베르디의 음악에 공감하고 있다.”

―당신이 좋아하는 메조소프라노를 꼽는다면….

“몽세라 카바예와 레나타 테발디도 좋아하지만 특히 20세기 전반에 세계 성악계를 풍미했던 콘치타 수페르비아(1899∼1936)는 내게 깊은 감명을 주었다. 그녀는 자신만의 고유한 방식으로 노래했다.”

이번 공연은 VIP석이 30만 원, 가장 싼 C석이 7만 원으로 다른 내한 독창회보다 두 배가량 비싼 티켓 가격도 음악 팬들 사이에 논쟁거리다. 공연 문의 02-518-7343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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