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국민 평균의견 구하는 게 국가지도자 사명”

  • 입력 2006년 3월 1일 03시 03분


정진석 추기경은 그제 취임 첫 회견에서 “국가지도자의 사명은 국민 전체의 평균적 의견을 구하는 것”이라며 “국민에게 이것만은 따라와야 한다고 주장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인사하러 찾아간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에게도 “4800만 명의 평균 의견을 모으라”고 주문했다.

지금 전체 국민이 바라는 평균 의견은 어떤 것일까. 경제를 살리고 민생(民生)의 질을 향상시키며 국가역량을 모아 선진국에 진입함으로써 지금보다 나은 나라를 다음 세대에 물려주는 것이 아닐까. 국정 우선과제로 ‘민생·경제’를 꼽는 국민이 60∼80%에 이르고, ‘개혁’보다 ‘안정’을 바라는 의견이 늘어나는 것부터가 그 증거다. 현 정권이 내거는 개혁도 결국은 ‘국민의 평균적 희망’을 실현하는 데 도움이 될 때만 의미가 있다.

그럼에도 취임 초 “국민이 대통령”이라고 강조했던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해 민생에 다걸기(올인)하라는 여론을 ‘정치적 음모’라고 폄훼했다. 연정론(聯政論)에 반대하는 의견이 70% 이상으로 나타나자 “민심을 추종하는 것이 대통령이 할 일은 아니다”고까지 말했다. 현 정권은 또 ‘세계 11위의 무역대국’이 자신들의 공(功)인 양 자화자찬하면서 정작 피땀으로 이를 이뤄낸 선배 세대와 산업화 세력에 대해서는 부정(否定)과 매도를 일삼는다. ‘과거사 파헤치기’를 통해 대한민국의 정통성에도 끊임없이 상처를 낸다. 국민의 진정한 바람과는 거리가 먼 행태들이다.

대안(代案)세력이 돼야 할 한나라당도 언론법, 사학법, 부동산 관련법, 행정중심복합도시법 등 현안 처리과정에서 우왕좌왕하며 여권(與圈) 못지않은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 행태를 보여 왔다.

정 추기경은 정치의 근본이 ‘국민을 등 따습고 배부르게 하는’ 상식(常識)에 있음을 거듭 일깨운다. 어떤 정치세력도 이런 간명(簡明)한 이치를 거스르며 요설(饒舌)로 민심에 대한 역주행을 계속하지 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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