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방송 “한국시장은 블루 오션”군침

  • 입력 2006년 1월 4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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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방송사들은 이미 1000만 가구의 TV 시청자가 있는 데다 DMB, IP TV등 다양한 플랫폼이 개발되고 있는 한국 방송시장을 ‘블루 오션’으로 평가하며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해외 방송사들은 이미 1000만 가구의 TV 시청자가 있는 데다 DMB, IP TV등 다양한 플랫폼이 개발되고 있는 한국 방송시장을 ‘블루 오션’으로 평가하며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아랍계 영어 위성방송인 알자지라는 지난해 10월 국내 위성방송인 스카이라이프에 국내 방영 가능성을 타진했다. 알자지라는 당분간 프로그램 무료 제공 의사까지 밝히며 올 6월까지 구체적 진출 방안을 스카이라이프 측에 제출하기로 했다.

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위성 중계기 여분이 없어 현 상태로는 알자지라의 방영 가능성이 희박하다”며 “하지만 전 세계의 목소리를 골고루 전달해야 한다는 위성방송의 공영성을 고려하면 장기적으로 검토할 만하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등 해외 주요 방송사업자들이 한국 방송시장을 1000만 이상의 시청가구를 가진 ‘블루 오션’으로 보고 꾸준히 문을 두드리고 있다. 알자지라처럼 외신을 통해서만 알고 있는 방송을 국내에서 직접 보게 될 날도 멀지 않았다.

▽해외 방송의 국내 진출=현재 방송위원회에서 사전 승인을 받아 재전송할 수 있는 해외채널은 CNN, 블룸버그TV, 디스커버리, 디즈니채널, 리빙아시아채널, 채널뉴스아시아, CNBC 등 12개에 이른다. 방송위는 지난해 규제 완화 차원에서 케이블과 위성의 전체 채널 중 해외 재전송 채널의 허용 비율을 10%에서 20%로 늘렸다. 이에 따라 스카이라이프는 현재 10개 채널 외에 6개 채널을 더 늘릴 수 있다.

스카이라이프는 지난해 액션어드벤처 채널인 AXN(7월), 영국의 BBC프라임(11월) 채널을 새로 내보내기 시작했다. 올 4월에는 일본 소니의 애니메이션 전문채널인 애니맥스를 국내 합작 형태로 들여와 방영한다.

현재 독일의 DW, 프랑스의 패션채널, 미국 디즈니의 툰디즈니 등도 국내 진출을 준비 중이다.

스카이라이프 공희정 커뮤니케이션팀장은 “지금도 한국에 진출하고 싶어 하는 해외 채널들의 상담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오히려 우리 측의 여력이 부족해 받고 싶어도 못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한국 방송시장의 매력=1990년대엔 일부 케이블TV 사업자가 무단으로 CNN이나 NHK 등 해외채널을 방영했다. 하지만 2002년 무단 사용이 중단되면서 해외 채널들은 가입가구당 일정 수신료를 받게 돼 한국에서 연간 수억 원의 수입을 챙기고 있다.

그러나 해외 방송사들은 현재의 벌이보다 한국 방송시장의 잠재력을 더 높이 사고 있다. 1995년 이후 케이블TV가 1300만 가구를 확보하는 등 한국의 유료방송 시장이 급속도로 발전한 점에 주목하는 것. 단일 시장으로 시장규모가 결코 작지 않고 기술적 발전도 빠르다는 것이 매력으로 꼽힌다.

2010년까지 지상파와 케이블TV의 디지털로의 전환이 완료돼 채널 수가 현재의 10배 이상으로 늘어나는 데다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인터넷(IP)TV 등 새로운 플랫폼이 등장하면 이들을 채울 콘텐츠 수요가 급증할 수밖에 없다는 것도 해외 방송사들이 앞으로 한국 시장규모를 예측하는 데 장점으로 꼽는 요인이다.

AXN으로 국내 시장에 진입한 소니픽처스텔레비전인터내셔널(SPTI)의 토드 밀러 부사장은 “외국 채널이 아시아 전체를 하나로 묶는 것과는 달리 AXN은 한국 시청자의 기호에 맞게 별도 편성된다”며 “모든 경제 지표와 유료방송 시장의 성장 등을 보면 한국 시장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다”고 말했다.

▽위협받는 국내 PP=그러나 해외 방송사의 국내 방송시장 진출이 쉽지만은 않다. 방송위가 국내 시장을 보호하기 위해 일정 정도 제동을 걸고 있기 때문.

지난해 10월 방송위는 해외채널인 E엔터테인먼트의 승인을 거부했다. E엔터테인먼트는 미국의 컴캐스트와 월트디즈니사가 합작해 1990년 만든 연예정보 채널로 전 세계 2600여 만 명의 시청자를 갖고 있다.

방송위 정승원 뉴미디어부 차장은 “국내 채널사용사업자(PP)인 온스타일이 E엔터테인먼트로부터 프로그램의 25%를, 올리브네트워크는 14%를 수입하고 있어 E엔터테인먼트를 승인할 경우 중복 방영으로 인한 국내 PP의 피해가 우려됐다”고 거부 사유를 밝혔다. 이처럼 방송위는 국내 PP 보호를 위해 당분간 오락 영화 채널 승인 심사를 까다롭게 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 방영 중인 해외 재전송 채널
채널장르방송 플랫폼
디즈니 채널어린이스카이라이프
니켈로디언어린이스카이라이프
애니멀 플래닛다큐멘터리스카이라이프
AXN액션 어드벤처스카이라이프
NHK 월드 프리미엄종합 편성스카이라이프·케이블
CNN보도스카이라이프·케이블
CCTV4(중국어)종합 편성스카이라이프
CCTV9(영어)종합 편성케이블
카툰네트워크어린이스카이라이프·케이블
디스커버리다큐멘터리스카이라이프·케이블
스타스포츠(영어)스포츠스카이라이프
스타스포츠(중국어)스포츠케이블
TV5종합 편성케이블
BBC 월드종합 편성케이블
CNBC보도케이블
ABC AP보도케이블
플레이하우스 디즈니어린이케이블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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