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비나미술관 ‘…판타지’展-대전시립미술관‘디지털…’展

  • 입력 2005년 12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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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가 노진아 씨가 지능로봇 개발 전문가인 강성철 박사, 생체대사연구 전문가인 유영숙 박사와 6개월여 동안의 토론을 거쳐 만든 작품. 최근 과학계의 화두인 복제를 로봇의 자기복제로 바꿔 인형들로 상징화했다. 사진은 작품과 줄기세포를 합성한 그래픽.
조각가 노진아 씨가 지능로봇 개발 전문가인 강성철 박사, 생체대사연구 전문가인 유영숙 박사와 6개월여 동안의 토론을 거쳐 만든 작품. 최근 과학계의 화두인 복제를 로봇의 자기복제로 바꿔 인형들로 상징화했다. 사진은 작품과 줄기세포를 합성한 그래픽.
예로부터 빛과 공간을 다루는 화가들에게 광학이나 기하학, 수학 같은 과학적 상상력은 필수다. 피카소는 3차원적 공간을 2차원의 화폭에 담기 위해 물체의 모든 면을 쪼갠 시각의 혁명가였으며, 달리는 ‘시간’이라는 보이지 않는 관념을 시각화했다.

이는 현대미술에서도 마찬가지. 인간 복제에서부터 사이버, 바이러스 등 현대 과학의 새로운 화두들을 비주얼한 이미지로 미술에 녹인 전시들이 열리고 있다. 최근 통합형 교육이라는 흐름에 걸맞은 전시들이어서 방학을 맞은 아이들에게 교육용으로도 권할 만하다.

내년 1월 27일까지 서울 종로구 안국동 사비나미술관에서 열리는 ‘예술과 과학의 판타지’전엔 미술가들이 과학자들과 장기간 토론을 거쳐 만든 작품들이 나온다. 한국과학문화재단이 후원하는 전시로 미술가 8명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과학자 9명이 6개월여에 걸쳐 영감을 교환했다.

‘R1007세포덩어리’는 전시장 바닥에 아기 인형 수십 개가 서로 엉켜 돌아다니는 작품. 미래에는 기계가 스스로 생명을 갖고 자가 증식을 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담은 것이다.

조각과 미디어를 합한 설치작 ‘평면의 시간’은 지구의 자전과 인간의 관계를 시각적으로 보여 준다. 자전 각도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대형 원 안에 놓인 인간 조각들이 움직인다. 실재하지만 느끼지 못하는 우주 현상을 형상화한 것.

사진작가 이중근 씨는 원자현미경을 통해 본 나노 이미지를 재가공한 이미지를 화려한 사진작품으로 만들어냈다. 어른 2000원, 고교생 이하 1000원, 체험프로그램은 입장료 포함 3000원. 02-736-4371

18일까지 대전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디지털 파라다이스’전은 과학도시인 대전의 특성을 살린 전시다. 관람객의 움직임에 따라 반응하는 그림자들의 움직임을 보여 주는 하나 하슬라티 씨의 ‘White Square’, 소리의 움직임에 따라 6개의 두상이 움직이는 김기철 씨의 신작, 그리고 베니스 비엔날레 오스트리아관 대표이기도 했던 쿠르트 헨츨라거 씨의 ‘Karma’ 등 과학과 예술을 결합한 미디어아트 작품들이 소개된다. 과학 기술자들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만들었거나, 작가 자신이 과학자이기도 한 이 예술가들의 작품은 과학기술사회에 어울리는 새로운 예술 감각을 보여 준다. 어른 500원, 학생 300원. 042-602-3200

허문명 기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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