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금의 나라 한국서 한의학 체험 해보자”

  • 입력 2005년 11월 30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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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대장금’의 영향으로 일본 중국 동남아 등지의 대장금 팬들이 한국 내 한방병원을 찾고 있다. 26일 서울 경희의료원을 찾은 일본인들이 자신의 체질에 맞는 식단으로 짜인 점심 식사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 경희의료원
드라마 ‘대장금’의 영향으로 일본 중국 동남아 등지의 대장금 팬들이 한국 내 한방병원을 찾고 있다. 26일 서울 경희의료원을 찾은 일본인들이 자신의 체질에 맞는 식단으로 짜인 점심 식사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 경희의료원
“소양인은 성격이 급합니다. 또 신장 기능이 약하기 때문에 신장, 방광에 관련된 병을 조심해야 합니다.”

28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 경희의료원 한방병원의 한 상담실. 니시모토 시게오(西本重男·50) 씨는 자신의 체질에 대한 한의사의 설명에 연방 고개를 끄덕거리며 신기한 듯 탄성을 연발했다.

니시모토 씨 등 일본인 10명은 경희의료원의 한방 체험 프로그램 ‘외국인 한방 헬스투어’에 참가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이들은 이날 오전 8시 반 사상의학(四象醫學)에 관한 30분짜리 영상물을 감상하는 것을 시작으로 체질 진단을 위한 설문지 작성, 한약 조제과정 돌아보기, 검진, 체질설명, 의사 상담 등을 마쳤다.

이들이 낮 12시경 식당으로 들어서자 각자 체질에 맞는 식단으로 짜인 점심 식사가 준비되어 있었다. 간호사와 주방장이 반찬 하나하나를 소개하자 이들은 자신의 밥상을 카메라에 담거나 공책을 꺼내 설명 내용을 받아 적었다.

하세가와 마키(長谷川眞希·32·여) 씨는 “체질이 소화기가 약한 소음인이어서 배를 따뜻하게 하라는 조언을 받았다”며 “점심 식단으로 얇게 저민 불고기, 무채 등 소화가 잘되는 부드러운 음식이 나왔다”고 말했다.

30대에서 6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인 이들은 모두 드라마 ‘대장금’의 팬. 이들은 한방 체험 프로그램 내내 ‘장금’을 연호했다.

와타노베 가즈코(渡野邊和子·61·여) 씨는 “드라마 속에서 한약을 다루는 장금의 모습에 호기심을 느껴 한방병원을 찾았다”며 “일본 한약방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고 깨끗한 한국 한방병원에 놀랐다”고 말했다.

경희의료원은 올해 3월 일본 위성방송을 통해 드라마 대장금이 방영되자 외국인 한방 체험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8개월 만에 외국인 340여 명이 다녀갔을 정도로 인기다. 경희의료원은 관광업체와 제휴해 ‘대장금 투어’에 참가한 단체 관광객들을 한 달에 2, 3번씩 맞고 있다.

우석대 한방병원도 10월 전북 전주시에 한방문화센터를 열어 한방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체질 검사, 족탕 체험, 한방 연고와 한방 비누 만들기 등으로 짜인 프로그램에 일본은 물론 중국, 동남아 관광객이 한 달에 20∼30명씩 찾고 있다.

경희의료원 한방병원 사상체질과 이수경(李壽瓊) 교수는 “드라마 대장금이 아시아 전역에서 인기를 얻으면서 한의학에 관심을 갖게 된 외국 관광객이 많이 찾고 있다”며 “일부 관광객은 효과가 좋다며 친구들을 데리고 다시 찾기도 한다”고 말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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