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한국 최초의 위성시험방송으로 출발한 KBS코리아는 2002년부터 한국문화 전문위성 및 케이블 채널로 자리 잡았다. 그동안 ‘클래식 오디세이’, ‘디지털 미술관’ 등 수준 높은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제작 방송해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KBS는 최근 적자경영이 문제되는 상황에서 연간 230억 원의 운영비를 들여 시청률이 저조한 문화예술 채널을 유지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이를 스포츠·드라마 채널을 운영하는 KBS스카이로 이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KBS 관계자는 “지상파DMB 등 신규 투자 재원도 확보하기 힘든 상황에서 KBS코리아를 직접 운영하는 것에는 문제가 있다”며 “KBS스카이로 넘기더라도 채널성격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KBS의 일부 PD 및 문화예술계에서는 “공영방송인 KBS도 재정문제 때문에 문화예술채널을 유지하지 못했는데 수익 창출을 우선시하는 KBS스카이에서 이를 운영한다는 것은 무리”라며 채널폐지를 우려하고 있다.
KBS의 한 PD는 “KBS코리아는 시청률은 높지 않지만 공연이나 미술 등 국내 문화활동을 기록해 공공자산으로서의 ‘문화 인프라’를 구축해 왔다”며 “공영방송으로서 KBS만이 할 수 있었던 역할이 사라지는 것”이라고 염려했다.
KBS는 지난해에도 KBS코리아의 KBS스카이 이관을 추진하려다 내외부의 반발로 보류한 바 있다.
전북대 정용준(鄭溶俊·신문방송학) 교수는 “KBS는 적자 해결도 중요하지만 공영성 강화를 위한 기본원칙부터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지원 기자 podrag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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