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KBS, 한국문화 위성채널 자회사에 떠넘기나

  • 입력 2005년 3월 20일 18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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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코리아 ‘KBS 문화스페셜’에서 방영된 피아니스트 리처드 클레이더만의 내한 공연. KBS코리아 화면 캡처
KBS코리아 ‘KBS 문화스페셜’에서 방영된 피아니스트 리처드 클레이더만의 내한 공연. KBS코리아 화면 캡처
KBS가 적자를 이유로 한국문화 전문 위성채널 ‘KBS코리아’의 운영권을 자회사 ‘KBS스카이’로 넘기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에 대해 KBS 내부와 문화예술계에서 반발이 심해 논란이 일고 있다.

1996년 한국 최초의 위성시험방송으로 출발한 KBS코리아는 2002년부터 한국문화 전문위성 및 케이블 채널로 자리 잡았다. 그동안 ‘클래식 오디세이’, ‘디지털 미술관’ 등 수준 높은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제작 방송해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KBS는 최근 적자경영이 문제되는 상황에서 연간 230억 원의 운영비를 들여 시청률이 저조한 문화예술 채널을 유지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이를 스포츠·드라마 채널을 운영하는 KBS스카이로 이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KBS 관계자는 “지상파DMB 등 신규 투자 재원도 확보하기 힘든 상황에서 KBS코리아를 직접 운영하는 것에는 문제가 있다”며 “KBS스카이로 넘기더라도 채널성격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KBS의 일부 PD 및 문화예술계에서는 “공영방송인 KBS도 재정문제 때문에 문화예술채널을 유지하지 못했는데 수익 창출을 우선시하는 KBS스카이에서 이를 운영한다는 것은 무리”라며 채널폐지를 우려하고 있다.

KBS의 한 PD는 “KBS코리아는 시청률은 높지 않지만 공연이나 미술 등 국내 문화활동을 기록해 공공자산으로서의 ‘문화 인프라’를 구축해 왔다”며 “공영방송으로서 KBS만이 할 수 있었던 역할이 사라지는 것”이라고 염려했다.

KBS는 지난해에도 KBS코리아의 KBS스카이 이관을 추진하려다 내외부의 반발로 보류한 바 있다.

전북대 정용준(鄭溶俊·신문방송학) 교수는 “KBS는 적자 해결도 중요하지만 공영성 강화를 위한 기본원칙부터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지원 기자 podrag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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