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패션]세상에서 하나뿐인 왕자-공주님 옷 DIY

  • 입력 2004년 12월 23일 16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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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황지애 씨의 원피스와 재킷, 바지(모델 윤지우 조세빈)-사진 조영철 기자
대상 황지애 씨의 원피스와 재킷, 바지(모델 윤지우 조세빈)-사진 조영철 기자
“아, 이것…정말 어머님들이 직접 만드신 거죠? 절대로 사온 것이 아니겠죠?”

엄마들이 만든 깜찍한 아이 옷들을 보고 디자이너 앙드레 김이 연방 감탄사를 쏟아낸다.

이 옷들은 ‘여성동아’와 재봉틀 제조업체인 싱거미싱의 한국지사 ‘싱거코리아’가 주최한 ‘아이 옷 DIY (Do It Yourself) 콘테스트’에 출품된 작품들.

‘내 손으로 만드는 명품 아이 옷 DIY’의 저자 배효숙 씨와 싱거코리아 김철화 대표가 260여 출품작 중 15개 작품을 선정하고 앙드레 김의 최종 심사를 거쳐 15일 시상식을 가졌다.


○ 응모에서 시상까지

사진으로 평가하는 1차 심사에서부터 경쟁은 치열했다.

반 아이들에게 자신이 만든 옷을 입혀 사진을 찍은 뒤 한 편의 시트콤처럼 장난기 어린 대사를 달아 보낸 한 초등학교 선생님, 어린 아이를 업고 재봉틀을 돌리느라 허리가 아팠다며 심사위원들의 동정심에 호소한 주부, 학교 시절 별명이 ‘인간 재봉틀’이었다는 주부, 옷 만드는 과정을 아예 ‘sewing diary’로 만들어 보낸 극성파 주부까지.

대상을 차지한 황지애 씨(대전 유성구 전민동)는 중국풍의 벨벳 원피스, 끈으로 여미는 핑크색 재킷과 녹색 바지를 출품했다. 특히 레이스, 자수 등으로 디테일을 살린 깜찍한 원피스는 많은 시간과 정성을 들인 작품임이 느껴진다는 것이 앙드레 김의 평가.

금상 문진선 씨(충남 아산시)의 올리브 그린색 코트는 색감도 훌륭하고 호피무늬의 안감을 사용하는 등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쓴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노란 재킷에 체크무늬 치마를 출품한 은상 수상자 이정희 씨(부산 북구 화명동)는 영국풍의 단정함을 살린 디자인에 소재 선택을 잘했다는 호평을 얻었다.

○ DIY 어떻게 시작할까

이번 콘테스트가 입증했듯 최근 주부들 사이에선 아이 옷 만들기 열풍이 불고 있다.

대상 수상자 황 씨는 “문화센터에서 옷 만들기를 배운 뒤 아이 옷을 만들기 시작했는데 이젠 사 입히는 옷이 눈에 안 찰 정도”라며 “마음껏 원하는 대로 만들어 입힐 수 있는 데다 완성품을 보며 느끼는 성취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고 말했다.

DIY 전문가 배 씨는 옷을 만들기로 결심했다면 처음부터 재봉틀을 사지 말고 일단 손바느질로 만들기 쉬운 것을 한번 해보라고 권했다. 처음부터 어려운 것을 하면 의욕이 없어지기 때문.

원단을 사서 네 귀퉁이만 박아 주면 되는 식탁보 등이 첫 연습 목표로 좋다. 해 보고 흥미가 생기면 재봉틀을 구입하는데, 기능이 많은 비싼 것은 그리 필요하지 않다. 초보자의 경우 단춧구멍과 오버로크 기능이 있고 노루발 압력조절장치가 있으면 충분하다.

원단이나 단추 등 부자재는 동대문 종합시장 등지에서 구할 수 있는데 원단 시장에 자주 들러서 구경을 해야 보는 안목이 높아진다.

○ 아이 옷은 편하고 단순하게

처음에는 고무줄 치마나 고무줄 바지 등부터 시작해 민소매 원피스, 블라우스 등으로 차차 어려운 것에 도전해 나간다.

초보들은 옷본도 그리지 않고 무작정 덤비는 경우가 많은데 옷본을 정확하게 그려야 만들기가 쉽다. 옷본은 시중의 관련서적에 다양하게 나와 있으며 부직포에 그리면 옷감에 달라붙어 재단하기도 쉽고 보관도 편하다.

아이 옷을 사 입힐 때는 몇 년 입힐 것을 생각하고 치수가 큰 것을 사는 경우가 많지만 만들어 입힐 때는 가급적 아이에게 꼭 맞게 만들어야 한다고 배 씨는 충고한다. 집에서 만든 옷은 아무래도 기성복보다는 완성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사이즈가 크면 허술해 보이고 예쁘지 않다.

또 요즘은 아이들 옷도 레이스가 많이 달리고 재킷에 다트를 넣어 허리선을 강조하는 등 어른 옷의 축소판처럼 나오지만 역시 편하고 단순하게 만드는 것이 아이들에겐 좋다.

소재도 정전기가 심한 합성섬유 등을 피하고 천연소재로 만들어야 한다.

채지영 기자 yourca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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