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장수인의 특성…여성 전남-제주, 남성 강원에 많아

  • 입력 2004년 12월 23일 02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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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 이정재(李政宰) 교수가 실시한 ‘한국 장수지역의 특성’ 조사에서 가장 두드러진 점은 장수지역이 중간 산간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강원도내 인구 10만 명당 100세 이상 인구가 7명 이상인 지역을 선정했다. 그 결과 선정된 양양군, 화천군, 고성군, 강릉시, 횡성군, 인제군, 홍천군 등 7개 지역은 태백산맥을 끼고 모두 중간 산간지역이거나 인접한 곳이다.

그동안 사회경제적 환경이 좋으면 장수한다는 게 일반적으로 알려진 속설. 그러나 이번 조사 결과 사회경제적 환경이 좋은 지역보다는 고도와 연평균 기온이 비교적 높은 중간 산간지역에 장수촌이 밀집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교수는 “1990년대까지만 해도 장수인은 남해안이나 제주도 등 특정 지역에 집중돼 있었지만 최근 전국적으로 고른 분포를 보이고 있다”며 “보건 의료 등 사회복지 환경이 전반적으로 좋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이어 “그러나 강원 중간 산간지역의 장수인 증가율은 다른 어느 지역보다 큰 폭으로 상승해 새로운 장수지역으로 떠올랐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사에서 발표된 서울대 의대 생화학교실 박상철(朴相哲) 교수의 ‘국내 장수인 특징’도 시선을 끈다.

성별로 집계한 결과 여성 장수인은 대체로 전남과 제주지역에 편중돼 있으며 남성 장수인은 강원지역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외국과 비교했을 때 국내 여성의 장수비율이 월등히 높았다. 세계 평균적으로 100세 이상 장수인의 남녀 비율은 1 대 7 정도. 미국과 일본은 이보다 더 낮아 1 대 4 정도다. 그러나 국내 장수인의 남녀비율은 1 대 11로 여성이 압도적이었다.

국내 장수인의 식사 유형도 기존의 상식과 배치되는 것이 많았다. 보통 의사들이 장수의 비결로 내세우고 있는 소식(小食)과 잡곡밥 섭취를 장수인 대부분이 따르지 않고 있었던 것.

오히려 국내 장수인은 잡곡보다 흰 쌀밥을 선호했다. 반찬도 신선한 야채를 그냥 먹기보다 반드시 데치거나 나물을 무친 형태로 먹고 있었다. 또 고혈압 등을 유발하는 짠 음식인 간장, 된장, 고추장등을 항상 식탁에 올리고 있었다. 식사량도 적지 않았으며 활동량에 따라 충분한 양을 먹고 있었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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