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로 논술잡기]‘레오나르도 다빈치처럼 생각하기’

  • 입력 2004년 7월 30일 17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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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와 글쓰기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좋은 글을 많이 읽은 사람이 스스로의 생각도 논리적으로 풍성하게 써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청소년들이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을 북돋우기 위해 도입된 논술(論述)시험은 책읽기와 글쓰기를 이을 수 있는 좋은 고리. 일선 교사들이 ‘독서로 논술잡기’를 기고한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처럼 생각하기/마이클 겔브 지음 공경희 옮김/352쪽 1만3000원 대산출판사

현재 우리 교육의 화두는 단연 ‘창의성’이다. 올해 부활되는 서울대 논술고사에서도 창의력은 주요 채점항목이다. 그러나 창의력은 가르치기도, 터득하기도 어렵다. 창의력은 독해력이나 논리적 추리와는 달리 객관적 평가가 어려울뿐더러 그에 관한 검증된 교수법도 드물기 때문이다.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을 때는 그 분야의 뛰어난 인물을 역할 모델로 삼는 것도 좋은 학습방법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처럼 생각하기’는 르네상스 시기의 천재 화가 다빈치를 모델로 삼은 창의성 계발 프로그램이다. 다빈치는 화가이면서 엔지니어, 도시계획가이며 해부학자, 요리사, 음악가, 심지어 무대 디자이너이기까지 했던 사람이다. 게다가 “모든 지식은 이미 알려져 있는 것이고 그 무엇도 변화하지 않을 것 같던” 정체된 시기에 관심 분야마다 기발한 업적을 남겼으니 창의력의 모델로는 지금도 다빈치만 한 사람을 찾기 어려울 듯하다.

저자는 다빈치의 능력을 호기심, 실험정신, 섬세한 감각, 불확실성에 대한 포용력, 예술과 과학 사이의 균형 잡힌 사고, 영육(靈肉)의 조화, 연상 능력이란 7개 요소로 잘게 쪼개어 분석한다. 뭉뚱그려져 있어 모호한 것도 이렇게 조목조목 헤쳐 놓으면 실체가 분명하게 드러나는 법이다. 더구나 다빈치가 겪은 실제 예화 중심으로 설명하고 있어 창의력의 원리가 쉽게 가슴에 다가온다.

어린 시절부터 그는 모범생 같은 대답보다 사물을 새롭게 보게 하는 예리한 질문을 더 중시했다든지, 기괴한 주방 발명품으로 중요한 연회를 망쳐놓고도 좌절은커녕 이 실패로 교훈을 얻었다는 사실만 기억하는 모습 등을 읽다 보면 막막하기만 했던 창의력의 덕목들에 대해 자연스레 가닥을 잡게 된다.

나아가 호기심 테스트, 100가지 질문 던지기, 마인드맵(mind map) 등 각 장 마지막마다 소개되어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따라하다 보면 대입 논술에 필요한 ‘창의성의 기초체력’을 체계적으로 익힐 수 있을 것이다.

“위대한 천재들은 때로 일을 적게 할 때 더 많은 것을 성취한다”는 다빈치의 말도 깊은 울림을 준다. 창의성 교육을 위해서는 숨 돌릴 틈 없이 공부로 몰아치기보다 생각할 수 있는 여유와 느긋함을 허용해 주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 대입 논술에서 창의성이 강조되는 원인 중에는 쉼표 없는 우리 교육에 대한 지적도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안광복 중동고 철학교사·학교도서관 총괄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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