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한기 탄생 200주년 ‘氣學’학술회의…21일 성균관대서 열려

  • 입력 2003년 11월 19일 18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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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후기에 ‘기학(氣學)’이란 독특한 학문세계를 이룩한 실학자 혜강 최한기(惠崗 崔漢綺·1803∼1877)의 탄생 200주년을 맞아 그의 학문과 사상을 기리는 자리가 마련된다. 성균관대 대동문화연구원(원장 임형택)은 21일 오전 10시반 성균관대 600주년기념관에서 ‘혜강 기학의 사상:동서의 학적 만남을 통한 신경지’를 주제로 학술회의를 갖는다.

조선후기 실학을 집대성한 정약용(丁若鏞·1762∼1836)보다 한 세대 뒤의 인물인 최한기는 선배 실학자들 대부분이 과학혁명이 진행되던 17세기의 서양 과학이론을 접했던 데 비해 과학과 종교가 완전히 분리된 19세기 초의 서양과학 지식을 수용해 자신의 ‘기학’을 구축했다. 그는 철저하게 실증과학 입장에 서서 유학의 이기론(理氣論)에서 신비주의를 제거하고 ‘온 우주가 인식 가능한 기(氣)로 형성돼 있다’는 자신의 기학을 토대로 모든 사람들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이상사회를 지향하는 사회철학체계를 형성했다.

대동문화연구원은 1971년 흩어져 있던 최한기의 저작들을 수집해 전집 ‘명남루총서(明南樓叢書)’를 간행했고, 2002년에는 새로 발굴된 자료들을 보완해 증보판을 내놓는 등 최한기에 관한 연구기반을 마련해 왔다. 이번 학술회의에서는 최한기의 문화상대주의적 관점을 조명한 박희병 서울대 교수(국문학)의 ‘최한기의 동서취사론(東西取捨論)’, 그의 서양의학 수용을 추적한 김철앙 일본 오사카(大阪)경제법과대 교수의 ‘최한기의 신기체험(身氣踐驗) 편찬방법과 그의 기(氣) 사상’, 사회철학 관련 저술 ‘인정(人政)’을 검토한 김용옥 중앙대 석좌교수의 ‘독인정설(讀人政說)’ 등 10편의 논문이 발표된다. 아울러 ‘승순사무(承順事務)’ ‘향약추인(鄕約抽人)’ 등 최한기의 저작 원본과 종손가에 소장돼 있던 친필 수고(手稿) 등이 전시된다. 02-760-1275

김형찬기자 kh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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