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공산주의 재평가' 서로 다른 두 학술대회

  • 입력 2003년 5월 20일 18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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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대조적인 입장에서 공산주의를 재평가하고 그 전망을 논의하는 학술대회가 동시에 두 곳에서 열린다. 신아세아질서연구회(회장 이상우 한림대 총장)는 23, 24일 서울 서초구 서초2동 외교안보연구원에서 ‘아시아 공산주의의 장래’를 주제로 학술회의를 개최하고 맑스코뮤날레조직위원회(상임대표 김수행 서울대 교수)는 23∼25일 이화여대 이화삼성교육문화관에서 ‘지구화시대 맑스의 현재성’을 주제로 맑스코뮤날레 학술문화제를 마련한다. 각각 한국사회의 좌파적 지식인과 우파적 지식인들이 주도하는 이 행사에서는 공산주의에 대한 두 지식인 집단의 인식과 견해가 명확하게 드러나게 된다.》

▼'붉은 이념' 제 색깔 이미 잃었다 ▼

이번 국제학술회의는 보수 우파의 입장에서 동아시아 질서의 문제를 논의해 온 신아세아질서연구회의 창립 1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다.


이상우 회장을 비롯해 양호민 한림과학원 교수, 신일철 서울디지털대 석좌교수, 진덕규 이화여대 교수 등 한국사회의 대표적인 우파적 지식인들이 이번 학술회의에 참여한다.

아시아에서 공산주의의 영향력이 쇠퇴하고 공산 혁명 당시의 열정도 약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냉전체제 종식으로 쇠퇴해 가는 동아시아의 공산주의가 새로운 세계질서를 맞아 어떤 방향으로 나갈 것인지를 논의한다.

이 회장은 “중국 공산주의는 더욱 유연한 사회주의 체제로 이완되고 있고 베트남은 공산주의 이데올로기에서 혁명적 요소를 단계적으로 제거해 나가고 있다”며 “공산주의가 약화되면서 동아시아는 새로운 형태의 근대화를 모색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이홍구 전 국무총리가 기조발제를 하고 신일철 교수의 ‘아시아 공산주의:과거 현재 미래’, 이홍영 미국 버클리대 교수의 ‘아시아 정치에서의 공산주의’를 통해 아시아의 공산주의를 개관하고, 마중가 한림대 교수의 ‘중국 공산주의의 전개’, 자오후지(趙虎吉) 중국 중앙당교(中央黨校) 교수의 ‘중국 공산주의의 미래’ 등을 통해 중국 공산주의에 관해 논의한다.

이어 고병철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장의 ‘북한의 공산주의:과거와 현재’, 서대숙 하와이대 교수의 ‘북한 공산주의의 장래’ 등을 통해 북한 공산주의에 관해 논의한 뒤 히라이와 온지(平岩俊司) 일본 시즈오카(靜岡)현립대 교수의 ‘이념적 충격:아시아 정치 정황에서의 공산주의와 민주주의’, 진덕규 교수의 ‘공산주의와 정치적 근대화’를 통해 공산주의의 공과에 대해 전반적인 평가를 한다.

02-547-7161,www.nari.re.kr

▼마르크스는 여전히 '유용'하다 ▼


한국사회의 진보적 지식인들은 2년마다 마르크스 사상을 재조명하는 행사를 개최하기로 하고 2002년 9월 230여명이 참여해 조직위원회를 결성했다. 이번에 개최되는 학술문화제는 첫 행사다. 조직위는 “한국 진보이론의 발전을 위해서 마르크스의 현재성을 인정할 필요가 있으며, 마르크스 이론 역시 새로운 역사 환경 속에서 자신의 문제 틀을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학술문화제의 개최 취지를 밝혔다.

이 행사는 세계 전체가 ‘자유로운 자본의 천국’으로 바뀐 상황에서 세계사의 최근 진행 과정에서 드러나는 특징과 문제점을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도 시급하다는 이들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들은 “인류사의 진보를 위한 올바른 방향을 찾아냄으로써 이를 현실변혁의 실천적 무기로 전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현실사회주의 체제가 몰락한 뒤 한국 진보학계에서도 마르크스 이론의 폐기가 지배적인 조류를 이뤘지만 그 결과 진보이론은 방향을 상실하고 주류 부르주아 이론에 학문적으로 종속됐다는 것이다. 이런 위기감 속에서 이들은 “진보이론이 다시 마르크스 이론을 패러다임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학술회의에서는 김수행 대표의 ‘공황이론의 재검토’, 최갑수 서울대 교수의 ‘초기 사회주의와 사회주의적 유토피아’, 심광현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장의 ‘칸트와 들뢰즈를 경유한 마르크스:문화사회의 인식적 지도 그리기’, 강내희 중앙대 교수의 ‘계급투쟁의 의미생산과 문화정치’ 등 약 60편의 논문이 발표 토론된다. 이 자리에서는 학술행사뿐 아니라 민중운동에 관한 영상자료 상영, 풍물굿, 연극, 콘서트 등 문화행사를 병행해 학술연구자와 문화예술가, 나아가 진보적 이론과 실천 사이에 이해와 소통의 장을 마련한다. 02-2679-9711, communnale.jinbo.net

김형찬기자·철학박사 kh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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