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서구화된 식생활 전립샘질환 불러" 최형기교수 분석

  • 입력 2003년 4월 27일 17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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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성들의 비뇨기 질환이 완전히 선진국형으로 바뀐 것을 확인했습니다.”

최근 1998∼2002년 서울 영동세브란스병원 남성클리닉을 찾은 남성 외래환자 3만68명의 질병을 통계낸 뒤 발표한 연세대 의대 영동세브란스병원 비뇨기과 최형기 교수(58)는 10명 중 9명(89.1%)이 전립샘 질환 또는 발기부전 환자라고 말했다. 반면 염증, 성병 등 후진국형 질병은 1% 정도에 불과했다. 이번 조사에서 암(癌)질환은 제외됐다.

전립샘 비대증 환자가 전체의 56.1%로 가장 많았다. 40대까지만 해도 환자 수가 1173명에 불과했으나 50대로 접어들면서 4222명으로 3배 이상 늘어났으며 60대에 6182명으로 가장 많았다. 전립샘 비대증 환자는 1998년 1931명에서 1999년 2363명, 2000년 2618명에 이어 2001년 5713명으로 증가 추세. 2002년에는 증가세가 주춤해 4240명을 기록했다. 최 교수는 “예전에는 주로 서양인들에게 많이 나타났던 전립샘 질환자가 최근 들어 국내에서도 급증하고 있다”며 “서구화된 식단과 생활방식이 주원인이다”고 분석했다.

두 번째 많은 질환은 발기부전. 전체의 24.8%였다. 주목할 점은 발기부전 환자가 매년 늘고 있지만 대형병원을 찾은 환자는 반대로 줄어들고 있다는 것. 1998년 2355명에서 1999년 1899명, 2000년 1293명, 2001년 964명, 2002년 953명으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 교수는 “비아그라 등 치료제가 쏟아져 나오고 암시장이 여기 저기 생겨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며 전문 클리닉이 급증한 것도 이유”라고 분석했다.

발기부전은 30대부터 본격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대까지 264명에 불과했던 환자 수가 30대로 접어들면서 1158명으로 4배 이상 늘어난 것. 50대가 2432명으로 가장 많았다. 또 2000년까지만 해도 단 1명도 없던 10대 환자가 2001년에는 1명, 2002년에는 3명이 나타난 것도 특이할 만한 점이다.

전립샘질환과 발기부전 다음으로 염증 질환(1518명, 5.1%), 기타 질환(1257명, 4.2%), 음경·생식기 질환(496명, 1.7%)의 순이었다. 이 밖에 특이질환으로는 성기가 항상 발기해 있는 지속발기증 환자가 총 15명이었으며 이중 11명(73%)이 40대 이후에 발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상훈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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