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남북 동질성이 높은 1950∼1960년대 작품을 엄선했다. 이 시기 작품들은 1970년대 들어 북한의 이른바 ‘주체미술’이 등장하면서 구시대 유물이자 부르주아 미술로 매도당해 북한에서도 자취를 감추게 된다. 대표적으로 정종녀, 길진섭, 리팔찬, 정영만 등 1950∼60년대 북한 미술계를 풍미했던 화가들의 작품이 선보인다.
유럽 유학 화가 ‘1호’로 재작년 덕수궁 미술관에서 대규모 회고전이 열렸던 배운성(1900∼1978)의 ‘다듬이질’ ‘제기차기’ 등의 판화 작품을 비롯, 한국전쟁 중 월북한 정종녀(1914∼1984)의 ‘참새’ 연작 등이 눈에 띈다. ‘참새’ 연작은 남한에 남겨 둔 다섯 식구를 상징하듯 울타리 안에 참새 1마리, 그 너머로 5마리를 그려넣어 이산의 한을 표현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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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화 ‘노인 습작’을 남긴 리팔찬(1919∼1962)은 이당 김은호 문하에서 그림을 배웠고 김기만(1929∼)은 운보 김기창 동생으로 2000년 가을 남북 이산가족 상봉 때 서울에 왔다.
청전 이상범의 맏아들 리건영(82)의 작품도 선보이며 최연해(1919∼1967) 오택경(1913∼1978)의 작품은 이번에 처음 일반에 공개된다. 이번 전시에서는 공훈예술가인 함창연(1933∼2003)의 판화 작품이 특별전 형식으로 소개된다. 함화백은 이번 전시의 화집을 제작할 무렵인 지난 2월 세상을 떠났다. 02-3411-4661
허문명기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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