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청주박물관 '사찰꽃살문 사진전' 내달 27일까지 전시

  • 입력 2003년 3월 19일 18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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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사찰을 자세히 살펴보면 그 문들이 아름다운 꽃무늬로 장식돼 있다. 그 문은 이승에서 극락(極樂)으로 들어가는 경계이기 때문이다. 지극한 환희가 넘치는 경계인 만큼 불가에서 최상의 법과 진리를 상징하는 꽃을 장식의 소재로 삼았다. 그래서 사찰의 문은 ‘꽃살문’이라고 불린다.

그중에서도 조선시대에 만들어진 꽃살문은 소박하고 단순해 따뜻한 정감이 느껴진다. 중국 사찰의 문에서 보이는 화려함이나 일본의 그것에서 나타나는 간결함과는 다른 편안한 매력이 있다.

국립청주박물관에서 다음달 27일까지 열리는 ‘사찰 꽃살문 사진전’은 꽃살문의 다양한 모습을 통해 한국 불교의 소박한 예술성을 엿볼 수 있는 기회다. 전시회에는 부산 범어사 관조 스님의 작품 60여점이 출품된다. 관조 스님은 70년대 후반부터 한국 사찰의 모습을 렌즈에 담아온 승려 사진 작가. 이번 사진전에 나온 작품들은 앞으로 광주 제주 서울 춘천 대구 등으로 순회 전시된다.

꽃살문은 만드는 재료부터 함부로 고르지 않는다. 100년에서 300년 정도 묵은 춘양목을 고르되, 북쪽을 보고 자란 부위만을 택해 문살을 만든다. 북쪽을 바라본 부분의 나이테가 촘촘한데 나이테가 촘촘할수록 비바람에 강하다. 이 나무를 3년간 말려 4년째 되는 해 창고에 들여 보관한 다음에야 비로소 꽃살문을 만들 수 있다.

여기에 푸른색과 붉은색, 녹색이 화려하게 어우러진 단청을 입힌다. 단청은 사찰의 신성함을 드러내는 한편, 목재의 부식을 막고 내구성을 높인다. 사찰에 따라서는 아예 꽃살문에 단청을 하지 않거나 단청한 지 오래돼 색이 거의 벗겨진 경우도 있다. 오히려 이런 문들에서는 춘양목 본래의 색과 나이테가 드러나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이 전해진다.

전시장에 직접 가기 힘든 사람들을 위해 ‘사찰 꽃살문’이란 제목의 단아한 사진집(솔출판사)도 함께 내놨다. 043-255-1632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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