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숙대 이만열교수 책 출간 … '기독교 의료사' 나와

  • 입력 2003년 1월 30일 17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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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학자로 개신교사를 연구해 온 숙명여대 이만열 교수(65·한국사)가 20여년간의 연구 끝에 최근 1070쪽의 ‘한국기독교의료사’(아카넷 간)를 펴냈다.

아직까지 이렇다 할 한국 근대의료사 관련 서적이 없고 한국기독교의료사를 빼고 한국근대의료사를 쓸 수 없다는 점 때문에 이 책의 의의는 자못 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교수는 “한국 기독교문화의 두 축은 교육과 의료이며, 의료분야 없이 기독교가 한국사에 미친 영향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고 연구배경을 설명했다.

이 교수는 기독교 의료사를 1987년에 펴낸 ‘한국기독교문화운동사’에 함께 다루려고 했으나 이를 정리해본 결과 함께 묶기에는 자료가 너무 방대하다는 것을 느끼고 따로 작업했다.

그는 “1884년 한국에 최초로 온 선교사 알렌이 의사였다는 사실은 개신교 선교가 의료 선교를 중심으로 진행될 것임을 암시한 것”이라며 “선교사 의사들은 1880, 90년대 콜레라를 퇴치하는 데 앞장섰고 당시 치명적이었던 폐병(결핵)의 치료와 국가 기관에서 미처 손을 쓰지 못했던 나병의 치료에 선구적인 업적을 남겼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주목할 만한 것은 선교사들이 서양의 의료기술을 단순히 한국에 이식했던 게 아니라 한국의 전통적인 의료 기술을 접목해 생약(生藥)개발 등 스스로의 발전을 꾀했던 점”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의료행위를 선교의 한 방편으로 여기던 초기, 1890년대 선교의 자유가 주어진 뒤 의료행위 자체를 선교행위의 하나로 보던 시기, 1920년대 이후 의료 행위의 토착화를 위해 한국인 의사를 본격적으로 양성하던 시기 등 3단계로 한국기독교의료사를 구분한다. 광복 이후로는 국가 차원의 의료망이 점차 확대돼 기독교의료행위가 갖는 비중은 줄어들었다.

그는 “무료 진료는 아직도 기독교정신에 입각한 의료행위로 의미가 있다”며 “요즘 의료보험혜택을 받지 못하는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기독교단체의 무료진료는 한국기독교의료사의 연장선에서 기록될 수 있다”고 말했다.

송평인기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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