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조각가 박석원展 ‘積意’시리즈 15점

  • 입력 2002년 12월 2일 19시 37분


●조각가 박석원展, 30년 작업 정리 ‘積意’시리즈 15점

72년 국전 조각부문에서 최연소 추천작가였던 조각가 박석원(홍익대 교수·한국미술협회전 이사장)씨가 14일까지 서울 관훈동 노화랑에서 개인전을 연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30여년 작업을 정리하는 것으로 올해 제작한 ‘적의(積意)’ 시리즈(사진) 15점이 한꺼번에 출품된다. 유난히 돌 작업이 많은데 이에 대해 작가는 “돌은 거짓을 말하지 않는다. 강하다. 완벽하다”고 말했다.

작가는 1968년 철 용접 작업을 통해 오랜 풍상에 부식된 듯 남아 있는 형태를 제작한 ‘초토(焦土)’로 국회의장상을 받으면서 유명해졌다. 이 작품은 비정형 추상조각의 대표작으로 회자된다. 그는 70년대까지는 석조에 의존하면서 조각에서 받침대를 없애고 작품의 앞뒤 구분도 없애는 ‘자름’(切)의 미학을 추구하다 80년대 부터는 절단된 다양한 크기의 돌을 축적하는 ‘쌓음’(積)의 단계로 이행했다. 융합을 꾀했다는 것이 작가의 설명. 90년대부터는 철조와 목조로 재료를 확대해 왔다.

평론가 윤진섭(호남대 교수)은 “박씨의 조각은 ‘자름’이 됐든 ‘쌓음’이 됐든 단위와 단위 사이의 관계의 미학”이라며 “아치나 원통형 구조를 지닌 근작은 이제 ‘굽음 (彎曲)’에 대한 관심을 보여주고 있어 새로운 전개를 예고한다”고 말했다. 02-732-3558

●섬유작가 윤정희展, 실-유리구슬-빛이 빚어내는 미감

올해 제5회 한국미술대전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섬유작가 윤정희(31)씨가 3∼12일 서울 청담동 박영덕 화랑에서 개인전을 연다.

윤씨는 직접 짠 실과 유리구슬, 겔(젤라틴처럼 콜로이드 입자가 유동성을 잃고 고체가 된 것), 아크릴, 마른 꽃잎 등 다양한 소재로 형태와 빛이 빚어내는 고유한 미감과 조형효과를 살리고 있다. 예를 들면 실이나 삼베 위에 투명한 유리구슬을 얹은 뒤 겔을 입히는 방식 인데 평면과 입체효과를 동시에 살리면서 빛이 화면에 투과되거나 반사될 때 독특한 아름다움을 만들어 낸다.

성곡미술관 큐레이터인 신정아씨는 “우연히 방문한 작가의 작업실에서 방 하나에 가득한 직조기구와 늘여 뜨러진 실로 한뜸 한뜸 화면을 채워나가는 인내력에 놀랐다”며 “흔히 ‘섬유’라고 하면 공장에서 잘 짜 맞추어 나온 옷감을 연상하기 쉽지만 작가는 섬유의 개념을 회화적으로 풀어내고 있다”고 평했다. 02-544-8481∼2

허문명기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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