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음식]커리어우먼 5인의 '쓴술 달게 마시기'

  • 입력 2002년 5월 9일 14시 42분


“우리 여자들끼리 모이면 안주 남았으니 더 먹자, 이왕 왔으니 2차까지 가야 된다는 식의 제안은 하지 않아요. 대신 부드럽게 취하는 법을 알게 되죠. 귀가길이 편한 술자리입니다.” 퓨처커뮤니케이션 주종숙 과장(34)의 ‘술친구 밥친구’들인 벼룩시장 남혜경 이사(44), 하얏트호텔 VIP담당 박경숙 지배인(41), 코브레인 컨설팅 그룹 정선경 이사(33), 브라운 포맨 코리아 김영란 과장(32)이 모임을 가졌다. 이들의 술 취향은 ‘깡소주’부터 칠레산 와인까지 다양하지만 공통분모는 ‘쓴 술은 섞어 마신다’이다. 이들이 평소 즐겨 마시는 술의 스타일에 대해 들어봤다.

술친구 겸 밥친구들인 정선경 이사, 박경숙 지배인, 남혜경 이사, 김영란 과장, 주종숙 과장 (왼쪽부터). '부드러운 술'을 즐기는 모임이다.

●잭콕/위스키 + 콜라

위스키 잭 다니엘과 콜라를 4:1 비율로 섞어서 넣어서 마신다. 단맛이 살짝 느껴지면서 캐러멜과 바닐라향 옥수수향이 번갈아가며 코끝에 스며들어 온다. 음료수처럼 안주 없이 먹기에도 알맞다. 얼음은 1개 정도만 넣어야 향을 느끼는 데 지장이 없다. 어느 한쪽이라도 미지근하게 해서 섞으면 맛이 잘 섞이지 않는다. 단맛에 홀짝홀짝 마시다 보면 쉽게 취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알코올 냄새 물씬한 위스키의 자극이 싫은 사람들에게 적당하다.

●천국의 눈물/약주 + 소주

진로의 약주 ‘천국(天菊)’과 소주 ‘참이슬’을 섞어 먹는 것. 두 술병의 입구 크기가 같기 때문에 천국의 병 주둥이를 참(眞)이슬(路) 병에 맞물려 참이슬 위에 거꾸로 올려 놓을 수 있다. 이 모양을 하늘에서 눈물이 흐르는 것으로 보고 ‘천국의 눈물’이라 일컫는다. 10분 정도가 경과하면 두 술은 완전히 섞여 옅은 주황색으로 변한다. 이 혼합주의 맛을 ‘목젖을 적시는 개운한 맛’으로 평하는 사람도 있다. 두 병을 다시 뗄 때는 일단 수평으로 두 병을 맞잡은 뒤 순간적으로 떼어내는 게 술이 흐르는 것을 방지한다. 두산에서 나온 ‘산’ 소주 위에 전통주인 ‘군주’를 섞은 ‘산상군주(山上君主)’도 ‘천국의 눈물’과 같은 방법으로 제조하면 된다.

●혼성 맥주/흑맥주 + 생맥주

흑맥주와 생맥주를 반씩 섞어먹는 것으로, 스타우트와 하이트 맥주가 궁합이 잘 맞는다. 짙은 보리차 색을 띠게 되는데 맥주가 ‘구수한 맛’을 띠게 되며 텁텁함과 부드러움이 함께 느껴진다. ‘맥주 샴페인’도 있는데, 맥주를 큰 잔에 80% 정도 붓고 사이다를 20% 정도 섞으면 거품이 샴페인처럼 모락모락 피어난다. 파티에서 축배를 제안할 때도 어울린다. 레몬이나 얼음을 조금 넣고 시원하게 해서 먹으면 달콤한 사이다향이 잘 느껴진다.

●소설주/매실주 + 소주

매실주인 설중매에 소주를 섞어 소주잔에 따르며, 두 술을 각기 따로 마시는 것보다 더 부드럽게 넘어간다. 특히 한식을 먹을 때 반주로 궁합이 잘 맞는다. 그냥 매실주만 먹을 때 지나치게 달게 느껴지는 단점도 피할 수 있다. ‘레몬소주’의 맛과 비슷하며 달착지근하게 목으로 넘어가서 술이 내키지 않는 날에도 부담없이 들이켜기에 좋다. 섞은 술에 녹차티백을 두 개쯤 담가 놓으면 달지도 쓰지도 않은 중성적인 맛이 느껴지는데, 뒷맛이 더 담백해지는 장점이 있다.

조인직 기자 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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