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이화여대 박충석 명예교수 12일 고별강연

  • 입력 2002년 4월 11일 17시 39분


한국정치사상사 연구의 기틀을 마련한 박충석(朴忠錫·66·사진) 이화여대 명예교수가 12일 오후 2∼5시 서울 서대문 이화여대 경영관 101호에서 ‘한국정치사상사 연구의 방법과 과제’를 주제로 고별강연회를 갖는다.

박 교수는 근대 일본을 대표하는 사상가이자 저명한 정치학자인 마루야마 마사오(丸山眞男·1914∼1996) 전 도쿄대(東京大) 교수의 일본정치사상 연구방법을 도입해 한국정치사상사 분야에서 주목할 만한 업적을 쌓아 왔다. 1960∼70년대에 마루야마 교수를 사사한 박 교수가 귀국해 1982년 내놓은 ‘한국정치사상사’(삼영사)는 학계에 한국정치사상 연구의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한 중요한 업적으로 평가된다.

한국정신문화연구원 한국학대학원의 정윤재 교수(정치사상)는 “개인 인물 중심의 연구가 주류를 이뤄 온 정치사상 분야에서 박 교수는 한 사상이 역사배경 속에서 어떻게 변해 가는가를 연구하는 역사적 접근 방법을 도입해 한국정치사상사 분야를 혁신한 선구적 학자”라고 평가했다.

박 교수는 고별강연에서 마루야마 교수의 방법론을 정리하며 이를 한국정치사상사 연구에 적용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사상을 그 자체로서 완결된 체제로 보고 사상 상호간의 논리적 연관을 추적하는 한편, 이를 역사적 사회적 환경의 문맥 속에서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조선후기 실학의 경우도 주자학과의 단순한 대립적 관점이 아니라 역사적 맥락과 사상사적 연관성 속에서 볼 때 사상의 내재적 발전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지난 2월말 대학에서 공식적인 퇴임식을 가진 박 교수는 “대학교수직에 있을 때는 주변적인 일들이 많아서 주전공을 제대로 연구할 시간이 별로 없었다”며 “본격적인 연구는 오히려 지금부터가 시작”이라고 연구에 대한 의욕을 표시했다.

지난해 한국동양정치사상사학회를 창립해 초대 회장을 맡았고, 이 학회를 중심으로 경제학 법학 역사학 등 각 분야의 연구자들과 함께 사상사 분야에서의 학제간 연구를 주도하고 있다.

김형찬기자·철학박사 kh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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