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혼급증 남녀 15% 안팎

  • 입력 2002년 3월 21일 18시 30분


‘혼인은 백년가약(百年佳約)’이란 말이 무색해졌다.

이혼이 급증하고 있으며 특히 20년 이상 함께 살다 갈라서는 ‘황혼 이혼’의 비중이 10년 사이에 거의 3배로 늘었다. 결혼 적령기를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만혼현상도 두드러진다.

통계청이 21일 발표한 ‘2001년 혼인·이혼 통계결과’를 보면 한국 사회의 결혼관이 엄청나게 바뀌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혼인율 사상 최저치, 재혼은 증가〓지난해 결혼한 사람은 하루 평균 877쌍씩 모두 32만100쌍으로 전년 33만4000쌍에 비해 4.2% 줄었다. 인구 1000명당 6.7건으로 사상 최저치.

남자는 초혼(初婚) 비중이 줄고(85.0%) 재혼은 늘었다(14.7%). 여자도 재혼 비중이 14.5%에서 16.4%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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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모두 20대 이하의 결혼이 줄었다. 반면 남자의 경우 30∼34세 연령층에서, 여자는 30∼34세의 연령층의 결혼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지난해 외국인과의 혼인은 전년보다 23.7% 늘어난 1만5234건으로 집계됐다. 남자들은 중국여성, 여성들은 일본 남성과 결혼하는 사례가 가장 많았다.

▽총각-이혼녀 결혼 크게 증가〓전체 혼인건수 가운데 이혼녀와 총각의 혼인이 2000년 4.9%에서 지난해 5.6%로 늘었다. 남녀 모두 재혼인 경우는 10.9%로 혼인 10쌍 가운데 1쌍 꼴. 남녀 모두 초혼은 전체의 79.7%로 줄었다. 평균 재혼연령은 남자 42.1세, 여자 37.6세.

초혼부부를 살펴보면 남자가 연상인 경우가 75.0%로 매년 줄고 있다. 여자가 연상인 경우는 11.3%로 전년 10.7%보다 높아졌다. 연상 여성과의 혼인에 대해 사회가 관대해지고 결혼 결정에서 당사자의 의견이 중시되는 등 결혼관이 변했기 때문으로 통계청은 풀이했다.

▽이혼은 30대 후반이 가장 많아〓지난해 이혼한 사람은 모두 13만5000쌍으로 전년보다 12.5% 증가했다. 이혼율은 전 연령층에서 높아지고 있으며 특히 35∼39세 층에서 두드러졌다. 평균 이혼연령은 남자 40.2세, 여자 36.7세로 나타났다.

이혼부부의 결혼생활 기간을 보면 △10년 미만 54.4% △10∼19년 34.3% △20년 이상 11.3%로 나타났다. 20년 이상 함께 산 부부의 이혼 비중은 90년 3.9%에서 거의 3배로 늘어 ‘황혼이혼’이 심심찮게 벌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혼 배경으로는 부부불화(가족간 불화 포함)가 74.0%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경제문제(11.6%) △건강문제(0.7%) 등의 순이었지만 경제문제를 꼽는 이혼부부가 급증하고 있다.

박래정기자 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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