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그약]얀센 '리스페리돈' 릴리 '자이프렉사'

  • 입력 2002년 1월 20일 17시 24분


“사람들이 나만 보면 수군거려요. 무서워요.”

평소에는 멀쩡하던 사람이 갑자기 불안에 떨며 이해하기 힘든 말을 할 때가 있다. 자기를 욕하는 소리가 들린다고 말하고 사람 만나는 것을 두려워 하며 도통 집밖으로 나가려 하지 않는다.

정신분열병은 연간 입원환자가 2만2000여명을 헤아린다. 2000년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자료에 따르면 입원진료를 많이 받는 질병으로서 치질 백내장 폐렴 맹장염에 이어 5위를 차지했다.

정신분열병은 뇌 속 신경전달물질의 균형이 깨지면서 생긴다. 이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을 약물로 교정하는 것이 바로 정신분열병의 치료법이다. 이는 당뇨병 환자에게 부족한 인슐린을 투여해 몸속 혈당을 조절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러나 약물치료를 중단하면 쉽게 재발한다. 첫 발병 뒤 약을 꾸준히 복용한 사람 중 병이 재발할 가능성은 20∼25%지만, 중단하면 70∼75%로 높아진다. 이 때문에 장기간 약물을 복용해야 하고 그만큼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높다.

과거에 많이 사용하던 할로페리돌 클로르프로마진 등의 약물은 정신분열병의 감정 둔화나 대인기피증 등의 증상에는 효과가 없었다. 몸이 뻣뻣해지고 안절부절 못하는 등 부작용도 많았다. 복용한 환자의 15∼20%는 쉴새없이 입술을 오물거리거나 혀를 전후좌우로 움직이는 ‘지연성 운동장애’라는 치명적인 부작용을 앓았다.

최근 개발된 약물은 이 같은 단점을 크게 개선했다. 또 감정 둔화나 대인기피증 등의 증상에도 효과가 있다. 최신 치료제로는 △얀센사의 리스페리돈 △릴리사의 자이프렉사 △아스트라제네카사의 세로퀼 등이 있다.

정신분열병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꾸준함’이다. 증상이 없어졌다고 약을 중단하면 재발하기 십상이다. 재발이 반복되면 뇌는 점점 손상되고 환자의 건강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나빠진다.

가족의 도움도 절실하다. 최근 정신분열병을 앓았던 일본의 한 30대 주부가 쓴 투병기 ‘마음의 병을 앓는다는 것은 어떤 것? 정신병 체험자로부터’가 일본 서점가를 강타하고 있다. 실명을 밝힌 이 주부는 “가족뿐만 아니라 친구, 지역사회 등 넓은 의미에서의 ‘가족’이 마음의 병을 앓는 사람을 구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권준수(서울대병원 정신과 교수)/의학교육사이트 버추얼엠디(www.virtualmd.co.kr) 제공

차지완기자 marudu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