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육군대 교수 "美, 한국戰서 생화학무기 사용안해"

  • 입력 2001년 11월 21일 18시 19분


미군은 6·25 전쟁 당시 생화학무기를 사용했을까?

미국에서의 탄저균 테러이후 한국전쟁 당시의 생화학무기 사용 여부가 다시 관심을 끌고 있다. 북한과 중국의 학자들은 휴전협정 체결 이래 이 문제를 ‘기정사실’로 주장해왔고, 일부 미국 학자들도 방증을 통해 미군이 비인도적인 생화학전을 펼쳤다고 동의해왔다.

그러나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와 미국 오레곤 주 포트랜드주립대학 해트필드 정책연구소가 공동발간하는 영문학술지 ‘Asian Perspective(아시아의 전망)’ 최근호에 기존의 생화학전 설을 부인하는 논문이 게재됐다.

미 육군 전쟁대학의 군사전략담당 연구교수인 콘래드 C 크레인은 ‘한국전쟁 중의 생화학전, 수사(修辭)와 진실’이라는 논문에서 “당시 미군이 생화학 무기 사용을 고려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휴전 때까지 생화학무기를 살포할 설비를 충분히 개발하지 못했으며 만약의 경우 생화학무기보다는 핵무기 사용을 검토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크레인 교수에 따르면 생물학무기는 55년에 비로소 전투현장에서 쓸 수 있을 정도로 개발됐고 화학무기도 이를 공중살포할 풍선폭탄 등의 설비가 54년이 되어서야 야전실험에 성공했다는 것. 크레인 교수는 또 화학무기의 경우 미국에서 한국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보안유지가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해 아예 선적조차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한편 크레인 교수의 논문은 생화학전 여부와는 관계없이 미군이 1950년대 초 이미 상당한 화학무기를 보유하고 있었음을 드러냈다. 휴전 당시 미군이 보유했던 포스겐, 염화시안화물 등의 독가스는 총 3만5500t. 미군은 또 독일군이 개발한 신경가스 400t, 머스타드가스 2만t도 보유하고 있었다. 1953년에는 미국내 무기제조공장에서 매달 4700t의 머스타드가스, 포스겐과 염화시안화물은 각 750t씩 생산되는 수준에 이르렀다.

<정은령기자>ry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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