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아시아 지식인 네트워크 현황과 과제'세미나

  • 입력 2001년 10월 22일 18시 32분


아시아를 아시아인의 눈으로 이해하자는 취지의 국제 학술잡지 ‘인터 아시아 문화연구 (원제 Inter-Asia Cultural Studies·사진)’를 한국에 소개하는 행사로 ‘아시아의 지식인 네트워크 현황과 과제’ 세미나가 최근 서울에서 개최됐다.

이날 세미나에는 연세대 사회학과에 초빙교수로 와 있는 ‘인터 아시아 문화연구’ 공동편집장 대만대 첸광싱 교수(커뮤니케이션학)와 서울대 강명구 박명규 교수, 이화여대 김은실 교수 등이 발제자로 참석해 자신들이 펴내는 잡지가 ‘아시아 지식인 네트워크를 엮어나가기 위한 통로’라는 점을 역설했다.

2000년 4월 창간된 이 잡지는 한 중 일 호주 및 미국까지 15개국 19개 도시에 사는 25명의 아시아학자들이 편집위원으로 참여해 만들고 있다. ‘아시아인에 의한 아시아 문화연구’로는 유일한 국제학술지다.

국제적인 배급망을 가진 영국 러트리지 출판사가 배포, 판매하고 있으며 한국의 ‘창작과 비평’ ‘당대비평’ ‘또하나의 문화’가 자매관계를 맺어 ‘인터 아시아 문화연구’에 실린 논문들을 번역하거나 자사 잡지의 글들을 번역해 ‘인터 아시아 문화연구’에 제공한다. 서울대 강명구, 서강대 김성례 교수가 편집위원, 서울대 백낙청 김진균, 연세대 조한혜정 교수 등이 자문위원을 맡고 있으며 연세대 김현미, 성공회대 조희연, 예술종합학교 김소영 교수 등도 참여하고 있다.

이 잡지를 만드는 학자들은 역설적이게도 ‘아시아는 없다’는 전제에서 출발했다. 반서구, 반미를 주창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껏 서구 지식인들의 시각에 의해 만들어져온 ‘아시아’를 너머 아시아인들 스스로 아시아 각국의 차이, 다양성을 이해하자는 것. 이들에 따르면 아시아는 ‘형성돼 있는 무엇’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으로 만들어져가는 무엇’이다.

조한혜정 교수는 “1년에 두차례 열리는 편집회의 자체가 아시아 각국이 얼마나 다른가, 얼마나 아시아가 역동적으로 변모하고 있나를 실감하게 되는 장”이라고 설명했다.

이 학술지에 참여하는 학자들이 아시아 연구에 가치를 부여하는 이유는 역사적 경험이 유사하면서도 다른 성장 괘적을 그려온 아시아 연구를 통해 서구연구로는 가능하지 않은 자기발견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첸광싱 교수는 “왜 한국인과 대만인들은 노래방, KTV(카라오케텔레비전의 약칭)를 좋아할까, 왜 대만과 한국의 학자들은 유독 사회참여에 열심인가 등 한국을 연구하면서 대만사회를 이해할 수 있는 새로운 틀을 얻었다. 미국에서 10년간 공부하면서도 전혀 경험할 수 없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11월7일 오전9시 서울 종로구 사간동 출판문화회관에서는 이 잡지 참여 학자들이 주축이 돼 ‘동아시아 영화연구 워크숍’을 개최한다. 12월1일 오후1시에는 연세대에서 ‘아시아에서의 문화연구 과제와 전망’을 주제로 세미나가 열린다. 문의 culture@yonsei.ac.kr

<정은령기자>ry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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