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계 이황 탄신 500돌 국제학술대회

  • 입력 2001년 9월 12일 18시 25분


퇴계 이황(退溪 李滉·1501∼1570·사진)의 탄신 500주년을 기념하는 국제학술대회가 16∼19일 대구 계명대에서 개최된다. 한국을 포함해 8개국 50여명의 세계적인 한국학자들이 대거 참여하는 이번 대회의 주제는 ‘한국인의 원류를 찾아서’로 퇴계관련 연구성과뿐만 아니라 한국학 전반에 대한 내용이 발표된다. ‘소리와 춤’, ‘문학에 나타난 한국인의 정체성’, ‘단군신화의 새로운 해석’, ‘쌀과 김치’ 등 분과만도 16개.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 마이클 라인슈미트 교수는 미리 제출한 발표문 ‘라이스 버거:문화적 아이콘으로서 쌀의 활용과 정착’에서 시대가 변해도 쌀이 여전히 한국의 문화적 상징으로 자리잡고 있는 양상을 분석했다.

그는 1998년 국내의 한 외식업체가 개발해 인기를 모은 쌀을 이용한 햄버거를 사례로 들면서 “서구의 패스트 푸드가 젊은층의 음식문화를 잠식하고 있지만 쌀은 여전히 그 속에서도 한국의 문화적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셰필드대의 제임스 H 그레이슨 교수의 논문은 한국의 건국신화를 세가지 유형으로 분류하고 있다.

영웅이 태어난 곳으로부터 도망쳐 나와 새로운 나라를 세우는 ‘주몽신화’형, 영웅이 건국을 위해 하늘에서 내려오는 ‘단군신화’형, 원시시대 제주도 사회가 고, 부, 양씨 등 씨족의 기반에서 출발했다는 ‘제주도의 삼성혈(三姓穴) 신화’ 형이 그것. 앞의 두 유형이 정치적 건국신화라면 후자는 사회적 건국신화라는 것.

이번 학술대회는 계명대의 한국학 진흥 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된 행사. 계명대는 1970년 한국학 연구소를 세운 이래 30여년간 한국학의 세계화를 추진해왔다.

한국학의 특화를 통해 국제화를 모색한 것. 1998년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국제한국학연구소 ‘아카데미아 코레아나’를 현지법인으로 설립했다. 이 연구소는 한국학 연구에 필요한 국내외 자료들을 국외로 연계시키는 역할과 아울러 크고 작은 학술회의를 개최하고 한국학 국제학술지 ‘악타 코레아나’를 연 2회 발간한다.한국학 분야에서 계명대의 명성은 외국에서도 높다. 이 학교 국제부장 김혜순 교수(사회학)는 “수많은 외국의 학자들이 이번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논문심사에 공모했으며 심사에서 통과된 교수는 자비로 한국을 찾게 된다”면서 “저명한 교수를 ‘모셔오기’ 위해 원고료와 항공권을 제공했던 기존의 관행과는 대조적”이라고 말했다.

<김수경기자>sk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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