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약패트롤]아리셉트, 환자 뇌 인지기능 개선 치매치료제

  • 입력 2001년 9월 9일 18시 30분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대통령, 50년대 미국 영화계를 주름잡았던 여배우 리타 헤이워드, 세계적인 거부(巨富)였던 미국인 실업가 록펠러의 부인….

이들은 말년에 치매인 알츠하이머병에 걸려 ‘자신의 과거’를 잃어버린 공통점을 갖고 있다.

치매는 기억력 장애가 생기고 언어와 행동 등의 지적 능력이 점차 소멸되면서 결국 전체 인지 기능에 심각한 장애를 초래하는 후천적 질환이다.

치매의 종류는 알츠하이머병을 비롯해 뇌중풍으로 인한 뇌경색 치매, 알코올 중독 치매 등 70여가지가 있다. 세계적으로 60세 이상 전체 노인의 30%가 각종 치매 증세를 겪고 있으며 이 가운데 알츠하이머병이 40∼5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치매는 일단 발병되면 치료비용 뿐만 아니라 가족이 겪는 심신의 고통이 매우 커 조기 진단을 통해 증세가 더 나빠지는 것을 막는 노력이 중요하다.

인간이 기억과 사고를 할 수 있는 것은 뇌 속에서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 때문인데 이 물질이 어느 순간부터 서서히 줄게 되면 뇌 기능이 떨어지면서 치매로 이어지게 된다.

정확한 발병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현재로선 완치할 수 있는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은 상태이며 다만 증세를 다소 개선하거나 악화를 막는 약들이 처방되고 있다.

일본 제약업체인 에자이사가 90년대 초 개발한 ‘아리셉트’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많이 처방되는 치매 치료제. 이 약은 뇌의 아세틸콜린 분비를 활성화시켜 환자의 인지 기능을 개선하고 이상 행동을 조절하는 효능을 발휘한다.

또 소화 장애나 간 독성 등 각종 부작용이 적고 하루 한번만 복용하면 돼 주소비층인 노인 환자들에게 안전하다.

단 위궤양, 소화기 장애 등의 병력이 있거나 현재 앓고 있는 경우에는 반드시 의사의 상담을 거친 뒤 복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오 병 훈(연세대 영동 세브란스병원 정신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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