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작가 임동헌씨가 10여년전 출간했던 '민통선 사람들'을 일부 개작, 다시 펴냈다.
'민통선'은 민간인출입통제선의 줄임말이며 '민통선 사람들'은 민간인출입통제선 안쪽 마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총칭. 그들은 분단의 현실과 아픔을 피부적으로 가장 밀접하게 느끼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농사를 지을 때는 흰옷을 입어야 하고, 지뢰를 밟든 총을 맞든 보상을 청구할 수도 없다. 민통선마을은 일종의 정치적 선전마을로 우리나라 휴전선을 따라 국지적으로 형성돼 있다. 이 창작집은 10개의 연작단편소설로 꾸며져 있다.
시중 영화가에 '공동경비구역 JSA'가 엄청난 화제를 일으키고 있는 시점에, 이 소설을 개작, 재출간하는 것은 여러모로 의미가 있다 하겠다. 내용면에서도 닮은 구석이 많다. 10년전에 처음 제기됐던 상황이 오늘의 시각에서도 여전히 유효한 것은 작가만이 가질 수 있는 '작가의 혜안'이라고 할 수 있겠다.
작가는 유폐된 삶, 닫힌 세계의 삶을 그리는데 목적이 있었다고 말하고 나아가 그 삶이 존재하는 이유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 그럼으로써 체제 이데올로기를 유지하는데 어떤 보탬이 되고, 그곳 사람들이 어떤 상처를 입고 살아가는가를 그리고자 했다고 한다. 말만 들었던 '잊혀진 국민'의 아픔을 소설형식을 통해 낱낱이 고발하는 의미가 크다.
최영록<동아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