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석학 호네트교수 초청 '현대성의 완성…'세미나

  • 입력 1999년 10월 8일 18시 28분


독일 프랑크푸르트학파의 제삼세대 석학 악셀 호네트교수(프랑크푸르트대)가 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해외 저명학자 초청 세미나’에서 ‘현대성의 완성을 위한 도덕적 정치적 과제’를 주제로 발표했다.

정신문화연구원(원장 한상진·韓相震)이 주최하고 동아일보사가 후원한 ‘불확실한 현대―인간의 모습을 갖춘 합리성 찾기’ 세미나에서 호네트교수는 현대성의 완성을 세 단계로 설명했다. 여기서 ‘현대성’은 합리성 이성 과학성 실증성 등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첫 단계는 사회 구성원들이 지닌 고유한 특질과 재능을 확인해 주는 상호 인정의 다양한 형식들을 통해 현대 사회의 통합을 이룩하는 것이다.

두번째 단계는 현대 사회의 새로운 도덕 질서에 뿌리내리고 있는 인륜성에 대한 반성을 통한 윤리적 이상을 규명하는 것이다.

셋째는 윤리적 이념이 실현될 수 있는 조건들을 도덕적 정치적 개입을 통해 끊임없이 제도화하고 안정시키는 단계다.

현대성의 완성은 결국 ‘사랑’‘평화’ ‘성취’ 등 상호 인정의 다양한 유형을 현대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이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윤리적 정치적 과제를 해결함으로써 이뤄질 수 있다는 뜻이다. 이 때 주체들은 자기 실현 능력을 지닐 수 있도록 상호 배려하고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호네트교수는 “사랑 평등 성취 등의 진정한 의미에 대한 논쟁은 언제 종식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현대성 완성의 과제는 결코 끝나지 않는 테마”라고 강조했다.

한편 ‘유교의 규범적 잠재력’에 대해 주제발표한 한상진원장은 “권위주의와 연관된 유교의 선택적 활용에 대해서는 내재적 비판을 계속하되 돌진적 근대화의 부산물인 위험사회를 넘어서기 위한 규범문화를 유교로부터 새롭게 도출하려는 학문적 노력은 시의적절한 것”이라고 말했다.

서강대 길희성(吉熙星)교수는 ‘상호의존의 불교윤리’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유교보다는 불교의 연기(緣起)적 세계관에 입각한 상호의존 윤리가 우리 사회의 연고주의적 윤리, 서구의 개인주의적 윤리, 인간 중심적 윤리 등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형찬기자〉kh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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