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의 도우미' 전채요리…입안을 개운하게

  • 입력 1999년 8월 26일 19시 55분


‘음식을 먹기 위해 먹는 음식’이 따로 있다. 음식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 미각(味覺)을 ‘비워주는’ 역할을 하는 요리다.

혀에 다른 맛이 남아 있으면 음식의 맛과 섞여 제 맛을 음미할 수 없기 때문. 특히 입맛의 변화를 고려해 음식을 ‘줄세워 놓고’ 먹는 양식과 일식에서 식사 전 ‘입속 포맷’은 ‘필수’.

서울 청담동의 이탈리아식당 베네디지오네(02―518―3838)의 김원창지배인은 “입을 씻어주고 식욕을 돋우는 ‘전채요리’는 약간 시거나 써야 한다”고 설명. 식사 전에 달거나 매운 음식을 먹으면 포만감을 일찍 느끼는데다 본 요리의 참맛을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샐러드 등 전채요리의 양은 한 입에 넣을 수 있는 정도가 적당하다. “이탈리아인들은 ‘버팔로 모짜렐라 치즈와 레몬 올리브오일소스를 곁들인 토마토 바질’을 즐겨먹는다”고 소개. 깔끔한 맛의 모짜렐라 치즈와 신선한 레몬 바질향이 입맛을 돋운다는 설명이다.

칵테일 위스키 포도주 등 술도 전채요리로 만점.

위스키는 온더락으로 가볍게 마실 것. 포도주도 달콤한 ‘스위트’계열이 아닌 약간 쓰고 떫은 ‘드라이’한 것으로 고르는 게 입맛을 돋운다.

일식에서는 초밥을 먹을 때 중간 중간 생강을 식초에 절인 ‘초생강’을 먹어서 입 안을 ‘씻는다’.

그러나 전통 코스요리인 가이셰키(會席)에서는 주요리를 먹기 전에 순채(蓴菜)를 뜨거운 물에 데친 뒤 얼음물에 넣었다가 초회소스에 담가서 시게 먹는다.

또 산복숭아(山挑)를 설탕을 넣은 과즙에 담가서 달콤새콤하게 먹기도 한다.

리츠칼튼서울호텔 일식당 하나조노(02―3451―8276)의 양승남과장은 “퓨전경향이 강해진 요즘 일식에서는 살구, 매실샤벳 등 일본식 재료를 서양식으로 요리한 전채요리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소개.

한식에서 정해진 ‘입가심’요리는 없지만 파전 부추전 등 담백한 전요리와 새콤달콤한 냉채, 물김치 등이 식사 중간 중간에 입에 남은 맛을 없애는 역할을 한다.

주방장 없이 ‘설명서’대로 요리를 만드는 패밀리 레스토랑 베니건스. 이 곳에서는 자유로운 분위기에 걸맞게 칵테일이 ‘입 세척’용으로 인기다. 베니건스의 새콤달콤 쌉싸름한 ‘프로즌 마가리타’(6200원)만들기.

▽재료〓△얼음 1컵 △데킬라 30㎖ △트리플섹 10㎖ △라임쥬스 15㎖ △오렌지쥬스 10㎖ △설탕 ½큰술.

▽만들기〓①윗볼이 넓은 잔의 테두리에 레몬즙을 묻힌다 ②접시에 소금을 깔고 잔을 엎어 테두리에 소금을 묻힌다 ③믹서에 재료를 순서대로 넣고 잘게 간 뒤 잔에 붓는다.

〈나성엽기자〉news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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