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교-불교,유교-기독교 통하는 점 있다』…국제학술회의

  • 입력 1997년 12월 6일 21시 19분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를 핵심으로 하는 유교적 세계관이 불교 및 기독교의 가치관과 일맥상통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불교연구원 주최로 6일 동국대에서 열린 「불교와 유교」국제학술회의에서 동국대 정병조교수는 「철학으로서의 불교, 종교로서의 유교」를 통해 『유교와 불교는 사상의 공통분모를 공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교에서 이상적인 인격으로 여기는 군자는 자연의 섭리를 깨우치고 그 깨달음을 현실에 적용하며 사는 사람이며 불교의 이상적 인격인 보살은 중생구제를 위해 불도를 닦는 수도자다. 부모에게 효도하고 윗사람에게 공손하게 대하는 것이 유교적 가치관이라면 불교적 가치관은 모든 존재의 평화로운 공존을 지향하는 서원(誓願)과 자신의 공덕을 남에게 되돌리는 회향(廻向)이다. 회향의 정신은 유교에서 강조하는 겸양과 절제의 정신이기도 하다. 정교수는 『유교에서 이상적인 인격으로 치는 군자와 불교의 보살은 깨달음을 향해 같은 길을 걷는 도반』이라며 『유교와 불교는 오늘날 한국사회가 처한 위기를 함께 풀어감으로써 영역을 넓혀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7일 경기 화성군 한국그리스도사상연구소에서 열린 「복음과 유교진리와의 만남」을 주제로 한 학술회의는 유교와 기독교의 공통점을 찾아보는 자리였다. 인천가톨릭대 총장 최기복신부는 주제발표를 통해 『유교에서 중시하는 효의 근본이 낳아주고 길러준 부모의 은혜에 보답하는 보본(報本)과 보은(報恩)에 있는 것처럼 기독교에서 하느님을 섬기는 근본이유도 보본과 보은에 있다』고 지적했다. 최신부는 『부모가 남겨 준 몸을 보전하는 것이 곧 효라는 유교의 신체발부 수지부모(身體髮膚 受之父母)사상은 인간이 하느님의 형상을 본떠 만들어졌으며 하느님으로부터 신성을 받았다는 기독교의 인간관과 일맥상통한다』고 말했다. 〈김세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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