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고대의 토기」 특별전…토기명품 450여점 전시

  • 입력 1997년 12월 4일 08시 16분


사람에게 가장 친숙하고 오래된 인류문명의 이기(利器), 그릇. 그것은 흙으로 빚은 토기(土器)에서 출발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신석기시대의 빗살무늬토기, 청동기시대의 무늬없는 토기 등을 거쳐 고대 삼국시대에 이르면 원숙기에 접어들게 된다. 「질박한 세련미」 「해학과 여유」 등 1천4백여년이 넘는 세월의 흐름에도 그 감동의 향기는 가라앉질 않는다. 지금 서울 종로구 세종로 경복궁안 국립중앙박물관에 가면 토기를 만들어낸 고대인의 삶과 예술에 푹 젖어볼 수 있다. 「한국 고대의 토기―흙, 예술, 삶과 죽음」특별전. 내년 2월1일까지. 국보 제91호 기마인물형토기(騎馬人物形土器·신라), 국보 제275호 기마인물형토기(가야), 국보 제196호 토우장식장경호(土偶裝飾長頸壺·흙인형이 장식된 목이 긴 항아리·신라), 보물 제636호 서수형토기(瑞獸形土器·신라), 집모양 토기(백제)…. 고구려 백제 신라 가야의 토기 4백50여점이 전시되고 있다. 전국 곳곳에서 출토된 토기중 학술적 예술적 가치가 높은 명품만을 엄선했다. 이번 전시회는 고대 토기의 지역별 시대별 변천과정뿐만 아니라 △문양(동물 사람 기하문양 등)△문자 △장식 △장례의식(죽음) 등 소주제별로 나누어 전시하고 설명을 곁들임으로써 볼거리 차원을 넘어 전통문화를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다. 특히 이중 장례의식(죽음)은 고대인의 정신세계를 엿볼 수 있어 매우 흥미롭다. 당시엔 커다란 독을 무덤(옹관묘·甕棺墓)으로 이용했으며 죽은 이를 내세로 인도하려는 신앙의 한 표현으로 말 새 모양의 토기를 무덤에 부장하기도 했다. 그리고 많은 토기들이 제사에 이용되는 등 고대토기는 「삶과 죽음」의 한 상징이었다. 저물어가는 「문화유산의 해」, 그 의미를 되새겨보고 우리 선조들의 생명력과 예술성을 통해 새로운 한해를 준비하기에도 안성맞춤인 전시회다. 02―398―5000 〈이광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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