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난설헌 詩 필사본「蘭雪意」 발견

  • 입력 1997년 10월 23일 11시 34분


許蘭雪軒 詩의 필사본 시집인 「蘭雪意」가 최근 발견돼 난설헌 詩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난설헌 시 필사본은 익명을 요구하는 서울의 한 개인 소장가가 강릉시립박물관증축 개관을 기념해 오는 26일 부터 1년간 박물관에 전시, 일반인들이 관람할 수 있도록 최근 기탁해 공개됐다. 시집은 가로 17㎝, 세로 23㎝ 크기의 한지 필사본으로 18쪽에 五言古詩 15수,七言絶句 38수 등 모두 1백1수의 蘭雪軒 詩가 기록돼 있으며 표지에 「蘭雪意」라고 적혀 있다. 또 시집 뒷면 여백에는 난설헌 시를 찬양한 발문이 있으며 끝부분에 『白馬暮春一蓑翁 書于星山 自明寺』라는 기록이 있어 이 발문은 필사본을 입수한 뒤 庚午年 3월 「일사옹」이라는 호를 가진 사람이 全北 성산 자명사에서 쓴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필사본 표지에 「玉龍」 낙관도장이 찍혀 있어 全南 長興 玉龍寺에서 소장했던 것으로 보인다. 난설헌시는 동생 許筠이 누이가 죽자 유고를 수습, 여러 부를 필사해 中國 使臣등 이를 얻고자 하는 이들에게 한부씩 나누어 주었다는 기록이 있다. 또 난설헌이 남긴 시를 玉龍寺 등 사찰에서 소장하고 있었던 점으로 보아 불교를 신봉한 허균이 1601년 忠淸, 全羅도 해운판관을 지낼 당시 평소 친분이 있던 스님에게 건네 주었을 가능성이 있어 유고 수습 및 필사 시기를 추정할 수 있다. 현재 강릉시립박물관은 1608년에 인쇄된 난설헌시 목판 초간본이 전시되고 있으며 이번에 공개된 필사본은 목판 초간본 보다 앞선 연대로 보인다. 강릉시립박물관 鄭亢敎 학예연구실장은 『필사본에 기록된 詩는 목판본과 50여곳의 자구가 서로 다르게 기록돼 있어 지금까지 알려진 난설헌 시의 오자를 바로잡는등 귀중한 연구자료로 평가되고 있다』며 『허균의 친필 필사본과의 관계 및 목판 초간본과의 관계 등을 규명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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