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민석 지음]
사막에 숨어사는 전설상의 물고기를 낚으러 떠나는 압구정동의 큐레이터, 어느날 갑자기 앞머리에선 시금치 등에서는 버찌나무가 자라는 반인(半人)반식물이 된 중년의 샐러리맨….
수록된 16편의 소설들은 「상상해낼 수 없는 것들을 생산해내기 시작한」 인류의 신상품들을 「만화」처럼 그렸다. 그러나 정작 작가가 드러내고 싶었던 것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먹어 치우는」 인류의 탐욕이었을 것이다
스물여섯살의 저자. 달동네아이, 전교조세대로 자랐다. 그래서일까. 거친 문장들에는 그가 너무 일찍 알아버린 「생(生)의 어둠」이 드리워 있다.
「매일 수많은 의미가 생산되지만 불행히도 그 대부분은 의미가 찾아지기도 전에 폐기된다」
(문학과 지성사·6,000원)
〈정은령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