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크의 A장조」를 아십니까… 연주자「인기曲」이유있다

  • 입력 1997년 7월 18일 08시 12분


세자르 프랑크(1822∼1890).

벨기에 태생으로 프랑스에서 활동한 낭만주의 작곡가다.

그의 성가곡 「생명의 양식」 등은 비교적 잘 알려진 작품이지만 비슷한 연배의 바그너, 브람스처럼 대작곡가의 대열에 끼는 인물은 아니다.

그러나 프랑크는 한국 음악계에서 거대한 존재다. 그가 작곡한 바이올린소나타 A장조 때문이다.

「A장조 소나타」가 한국에서 가장 널리 연주되는 실내악작품이라는 점은 음악공연계에 이견이 없는 상식이다. 다른 바이올린 소나타들과 달리 플루트 첼로 등 다른 악기로도 널리 연주된다.

공연 「하한기」인 7월을 논외로 치더라도 서울에서 지난달에만 윤혜경 바이올린 독주회, 김혜란 바이올린 독주회에 등장했다. 역시 지난달 열린 알리사 박 초청 바이올린 독주회에서도 같은 작품이 연주됐다. 공연 성수기인 4,5월 이 곡의 「집중도」는 특히 높았다. 첼로 플루트를 포함한 5명의 국내연주자와 바이올리니스트 핀커스 주커만이 이 곡을 연주했다. 지방 및 대학내 공연을 합하면 더욱 많아진다.

「A장조 소나타」가 가진 인기에는 빼놓을 수 없는 특색이 있다. 음악팬들보다는 연주자를 통해 조성된 인기라는 점이다. 한국 폴리그램사의 황의진부장은 『정경화의 명연 등 여러 종류의 음반이 있지만 프랑크의 소나타는 베토벤 및 브람스의 소나타들에 비해 판매면에서 크게 뒤진다』고 밝혔다.

KBS FM의 임주빈PD는 『엽서 신청 등을 통해서도 프랑크의 소나타는 특별히 인기를 끄는 곡이 못된다』고 밝혔다. 프랑크의 소나타가 감상자보다는 연주자에게 더 강한 매력을 준다는 증명인 셈이다. 연주가 자신들도 이 곡의 「헤아릴 수 없는 매력」을 이야기하지만 그 이유는 각기 다르다.

최근 이곡을 연주한 바이올리니스트 강명화씨는 『화음의 사용법이 오묘하고 깊이가 있어 충분히 표현해냈다는 느낌을 갖기 힘들다』고 말했다.

첼리스트 채희철씨는 『멜랑콜리한 성격과 단순미가 훌륭히 혼합돼 있다』며 『바이올린 악보 그대로 연주해도 무리가 없기 때문에 첼로연주자들도 이 곡을 선호하는 편』이라고 밝혔다. 플루티스트 문녹선씨는 『프리즘으로 분할한 빛처럼 잦은 조바꿈이 매력적』이라고 분석했다.

〈유윤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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