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비엔날레 9월 개막…첨단매체 위주 전시

  • 입력 1997년 4월 14일 07시 59분


『동양의 「여백」으로 현대문명에 숨통을 트자』 「지구의 여백」을 주제로 오는 9월1일부터 11월27일까지 열리는 97광주비엔날레를 앞두고 준비가 한창이다. 주최측은 최근 95베니스 비엔날레 황금사자상 수상작가인 미국의 비디오 작가 게리 힐, 사진작가 신디 셔먼 등 19개국 42명을 참여작가로 1차선발했다. 회화 조각보다는 설치 비디오 사진 영화 만화 건축 등 첨단매체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특히 30∼40대의 제3세계권 신예작가가 많다. 최종 예상 참가자는 35개국 90여명. 주최측은 이달 중 참여작가를 최종 확정한다는 계획으로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주최측은 『여백의 미를 통해 틀에 박힌 생각, 억압과 지배의 위계질서를 버리고 민주적 개방성과 창조적활동을 추구하자는 게 이번 전시회를 관통하는 흐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다루는 소주제는 5개. 현대 스피드경쟁의 폐단을 진단하는 「속도」, 도시의 부작용을 그리는 「공간」, 문화혼합을 그리는 「혼성」, 통치시스템을 다루는 「권력」, 새로 태어날 문명을 짚어보는 「생성」 등이다. 각 소주제에 20명 안팎의 작가들이 참가할 예정. 주최측은 특히 여러 국제비엔날레가 같은기간에 열리거나 인접해 있어 이들과는 다른 차별성에 신경을 쓰고 있다. 전세계 미술계에서 이들 비엔날레에 대한 동시비교가 이루어질 것이기 때문. 미술평론가 김수기씨는 『국가홍보로서의 비엔날레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며 『세계 문화엘리트들이 대거 참관하는 비엔날레의 결과가 국가문화산업에 끼치는 영향력을 고려, 최선을 다해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관건은 「형식」이 아니라 「내용」. 비엔날레의 취지인 현대미술 흐름의 분석과 전망을 얼마만큼 제시할 수 있는지에 달려있다는 것이 평론가들의 일치된 견해. 광주비엔날레는 95년 첫회에서 총 1백82억원을 사용, 같은 시기의 카셀다큐멘타(30억원) 베니스 비엔날레(45억원) 등보다 몇배나 많은 경비를 쓰고도 졸속행사였다는 평을 받은 경험이 있다. 〈이원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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