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강좌]생명운동과 대안적 환경교육

  • 입력 1996년 11월 10일 20시 29분


「李光杓기자」 「진정한 환경교육은 환경이라는 말이 들어가지 않는 교육이다」. 환경만을 지나치게 강조해오던 환경운동의 한계를 극복, 환경까지 포함하는 생명가치를 고양하는 것이 환경문제의 근본 해결책이라고 강조하는 시민강좌가 있다. 한국불교환경교육원이 개설한 생명운동아카데미 「생명운동과 대안적 환경교육」이 그것. 주 1,2회로 이달말까지 계속되는 이 강좌엔 대학생 교사 직장인 등 60여명이 참가하고 있다. 이 강좌는 제도권의 편협한 환경운동 및 교육을 극복하고 환경친화적인 공동체교육을 통한 생명가치 존중에 중점을 두고 있다. 강사진도 김희동 민들레만들레학교교사, 양희규 간디학교(숲속마을 작은학교)교장, 홍순명 풀무학교교장, 김현 영산성지학교이사장 등 대안교육의 현장에서 뛰고있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강의는 언제나 생생하다. 이들 학교는 자연과 더불어 생명 환경을 존중하고 공동체 생활을 통해 인간을 경쟁이 아닌 조화의 상대임을 배우는 곳으로 우리에게도 익숙한 이름들. 수강생들은 현장교육의 하나로 지난 9일 충남 홍성의 풀무학교를 방문했다. 토론과 친목도모를 위한 1박2일 숙박교육도 예정돼있다. 『소비를 절제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실천이라는 사실을 배웠다』는 수강생 권현숙씨(회사원)의 말처럼 수강생들의 가장 큰 변화는 욕망을 줄이려는 노력이다. 생명운동아카데미의 자매교육프로그램인 「생태학교」를 지난 여름 수료한 권씨는 동기생 30여명과 함께 「초록바람」이란 동아리를 만들어 환경친화운동을 벌이고 있으며 농촌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준비 작업도 하고 있다. 이 강좌는 대기오염과 공해추방 등의 차원을 넘어 생명가치 회복을 도모한다는 점에서 환경운동의 최근 변화상을 보여준다. 지금까지의 환경운동이 환경이란 용어만을 지나치게 강조해왔으며 그로 인해 환경파시즘으로 변할 우려가 농후하다는 지적이 늘고 있다. 환경 자체만을 보호하기 위해 공권력 동원, 철저한 단속, 강력한 법적 제재에 의존하는 것 자체가 또하나의 억압이기 때문. 따라서 진정한 환경보호운동은 생명의 가치를 고양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됐으며 이러한 맥락에서 「생명운동」이란 용어가 등장하게 됐다. 이번 강좌를 기획한 불교환경교육원의 유길룡 간사는 『수질 대기오염문제를 해결한다고해서 환경문제가 끝나는 것은 결코 아니며 문화 정치 등 환경 이외의 문제 해결이 환경문제 해결의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즉 「어떻게 살 것인가」의 가치관문제가 진정한 환경문제이며 환경친화적인 대안교육이 문제해결의 초석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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