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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섭은 싫다』 늘어나는 「30대 싱글」

입력 1996-10-26 20:13업데이트 2009-09-27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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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眞夏기자」 「편하고 자유로워서」 「가정에 대한 책임부담이 없기 때문에」 「일하는 게 즐거워서」 「공부와 일에 쫓기다 보니」…. 이런 저런 이유로 혼자 사는 30대 미혼인구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95년 현재 30대 총인구 8백36만여명 가운데 미혼자는 9.0%인 75만여명. 대략 우리 주변의 30대 10명중 한명꼴로 미혼인 셈이다. 30대 미혼자비율은 80년의 3.3%, 90년 6.9%에서 계속 약진하고 있다. 수적인 증가뿐만 아니라 당사자들의 태도에서도 변화가 뚜렷하게 감지된다. 독신자들 가운데 결혼과는 아예 담을 쌓은 「주의자(主義者)」는 흔치 않다. 그러나 이전의 독신자들이 스스로 떳떳하지 않게 여기고 결혼하지 못해 안달하는 부류가 많았다면 요즘 독신자들은 독신생활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즐기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 91년 대학원을 졸업하고 논문 번역과 글쓰기로 업을 삼고 있는 손주희씨(32·여)는 『방해받지 않고 나의 일을 마음껏 할 수 있고 내 방식대로 살 수 있어 계속 혼자 살 생각』이라고 독신생활에 남다른 애정을 표시한다. 그녀는 길지 않은 홀로살이 경험을 바탕으로 최근 독신생활지침서 「혼자 살면 뭐가 좋은데」를 펴냈다. 이 책은 독신자의 성문제 재테크 주택마련 여가활동 등 실속있는 생활정보를 담아 서점가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대학강사이며 복지관에서 봉사하는 S씨(38·여)는 『많은 사람을 위해 살고 싶다는 생각이 확고하다 보니 가정과 병행하기가 힘들 것같아 결혼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미모에 「잘 나가는」 그는 『늦은 귀가길에 오피스텔 앞 포장마차에 한 잔 하려고 혼자 들어갔을 때 쏟아지는 시선은 불편하지만 일 성취감과 만사를 떨치고 떠나는 연말의 세계여행이 나를 즐겁게 한다』고 말했다. 경남 고성군 옥천사도립공원 위락시설단지 개발업체 이사인 김수영씨(33)는 5년간의 유학생활과 귀국후 홍보회사에서 일에 쫓기느라 서른살을 훌쩍 넘겨버렸다. 김씨는 『통념에 따라 결혼하자니 이상에 맞는 사람이 없고 일에 파묻혀 살다보니 재미있다』고 말했다. 독신자의 증가는 독신산업의 번창을 가져오고 있다. 그 영역도 빠른 속도로 넓혀진다. 93년부터 서울 홍익대부근과 강남에 10평형의 원룸주택 「뉴빌」을 지어 임대하고 있는 백년주택의 허현경씨는 『입주자중엔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직장여성이 많고 서교동 동교동쪽은 미혼의 입주대기자가 1백명이 넘는다』고 밝혔다. 대우건설이 독신자와 전문직업인을 겨냥해 짓고 있는 서울 당산동 원룸임대아파트 「메종 리브르」는 계약자중 30대가 절반. 성별로는 남녀가 반반씩인데 남성의 53%, 여성의 70%는 미혼이다. 주말마다 패러글라이딩 승마 스키 볼링 등 각종 레포츠를 입맛대로 골라 즐기도록 해주는 회원제 레포츠클럽도 20,30대 미혼 직장인으로 성황이다. 송암레포츠클럽 김진희씨(29)는 『30대 독신 회원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세상 돌아가는 모습이 재빠르게 감지되는 PC통신에도 지난해 독신자모임이 등장했다. 하이텔의 30대이상 독신자모임 「홀로서기」에는 1백20여명의 회원이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필수에서 선택으로」로 요약되는 결혼관 변화 등에 힘입어 30대 독신인구가 갈수록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독신도 결혼만큼이나 자연스런 삶의 한 형태로 인정해야 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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